박근혜정부 3기 경제팀이 21일 출범했다. 수장인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정통관료로 국책연구원장을 지낸 현오석 전 부총리와 실세 정치인인 최경환 경제부총리를 합친 ‘퓨전형’이다. 경제팀의 몸통인 기재부의 좌우 날개 격 부처인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에는 기재부 출신 관료가 포진했다. 경제팀 면면과 미 금리인상 등 어려운 대내외 여건을 볼 때 새 경제팀은 현 정부 임기 후반부에 안정적인 경제정책 운영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 후보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을 시작으로 20년 동안 조세·재정 전문 학자로 활동하다가 정치인으로 변신한 2선 의원이다. KDI 연구위원, 조세연구원장 등을 역임한 뒤 2008년 18대 총선에서 서울 송파을에 전략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비서실장을 지냈다. 대표적인 친박계 의원으로 학자 시절 전문성을 바탕으로 주요 당직과 내각에서 장관까지 역임한 이력을 볼 때 당정청 소통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새 경제팀은 녹록지 않은 환경에 둘러싸여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2%대로 떨어졌고, 내년에도 3% 사수가 쉽지 않다. 미 금리인상으로 가계부채 부담은 커지고 있고, 내수와 수출 모두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4대 구조개혁은 진전이 더디다.
이런 상황에서 새 경제팀이 ‘새 술은 새 부대에’ 식의 정책 전환 및 새로운 정책 시도를 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유 후보자도 이날 개각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경환 부총리 등 박근혜정부의 일관된 (경제정책) 기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 경제팀의 정책 1순위는 구조개혁이다. 박 대통령이 연일 강조하는 경제3법(경제활성화·구조개혁·노동개혁 관련법)의 빠른 국회 통과를 위해 측면 지원을 강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임기 후반을 책임질 안정적인 팀을 꾸렸지만 내외부에서는 걱정 어린 시선도 많다. 현 전 부총리에 이어 KDI 출신 경제부총리가 또다시 내정되면서 최 부총리와 같은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서울(60) △경기고·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제학 박사 △한국조세연구원장 △18·19대 국회의원 △국토교통부 장관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12·21 개각]유일호 경제부총리 후보자 “現경제정책 기조 유지”… 경제3법 통과 측면지원
입력 2015-12-21 22:49 수정 2015-12-22 0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