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수요사장단협의회(사장단 회의)가 23일을 끝으로 올해 일정을 마무리한다. 삼성그룹 사장단 회의는 그룹 내 최고경영자(CEO) 50여명이 매주 수요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39층에 모여 머리를 맞대는 장이라는 점에서 그룹 내부는 물론 재계의 관심을 받아왔다.
올해는 현재까지 총 47명의 강사가 삼성그룹 사장단 앞에 섰다. 이번 수요일 정호승 시인이 ‘내 인생에 힘이 되어주는 시’를 주제로 강연하면 48명으로 늘어난다. 강사는 삼성그룹 내부 관계자가 3명에 그치고 나머지는 모두 외부 인사였다.
사장단 회의에 가장 많이 오른 소재는 생명과학과 인간의 미래(송기원 연세대 생명공학과 교수), 뇌과학과 인공지능의 기회와 리스크(김대식 KAIST 교수) 등 과학 및 미래산업 관련 주제가 12개로 전체의 4분의 1을 차지했다. 또 중국이나 중동, 남북문제 등 국제정세와 현안을 다룬 주제도 11개나 됐다. 이외에도 시(정호승 시인) 만화(허영만 화백) 바둑(조훈현 기사) 등 인문학과 문화예술 관련 내용도 꾸준히 강연 주제로 올랐다. 삼성 관계자는 “다양한 주제를 통해 그룹 CEO들이 경영 측면에서 시사점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됐다”고 평가했다.
삼성그룹 사장단 회의는 직접적인 경영관련 의사결정을 내리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룹에 뜻밖의 위기가 닥칠 경우 해결책 마련을 위한 주요 협의체 역할을 한다. 실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발생하고 삼성서울병원의 책임론이 확산되자 사장단은 회의가 끝난 뒤 메르스와 관련한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오너가(家)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사업부문장(사장)은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비즈카페] 삼성 사장단회의, 올 마지막까지 ‘열공’
입력 2015-12-21 20: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