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2년 차’ 김하성 선수 만나보니… 타율·홈런 괄목 성장에도 “아쉬움 커 절실함 배웠다”

입력 2015-12-21 21:31

올 시즌 김하성(21·넥센 히어로즈)은 미국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강정호의 공백을 완벽히 메웠다. 프로무대 데뷔 첫해였던 2014년과 비교하면 타율(0.188→0.290), 홈런(2→19개), 타점(7→73개), 도루(4→22개) 등 모든 부분에서 엄청난 성장을 보였다. 그러나 김하성의 입에서 나온 첫 마디는 ‘아쉬움’이었다.

지난 18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만난 김하성은 개인 훈련에 열중하고 있었다. 전날 구단 최대 연봉 인상률(300%)을 기록하며 억대(1억6000만원) 연봉자 반열에 오른 그였지만 들뜬 모습이 아니었다. 김하성은 “구단이 인정해주고 믿어주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책임감도 더 생겼다”고 짧게 소감을 전할뿐이었다.

김하성은 요즘 매일 오전 11시에 운동장에 나와 오후 2∼3시쯤 돌아간다. 파워를 보강하기 위해 근육량을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시즌 중 77㎏였던 체중은 83㎏으로 불었다. 김하성은 “올 시즌을 생각하면 아쉬운 맘이 크다. 상으로도 그렇고 기록으로도 그렇다. 그 아쉬움을 채우기 위해 몸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김하성은 시즌 초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목표가 있었다. ‘20홈런-20도루 달성’과 ‘신인왕’ 그리고 ‘골든글러브’였다. 결과적으로 전부 이뤄지지 않았다.

김하성은 만점 활약을 펼쳤지만 ‘20-20’에 홈런 1개가 모자랐다. 신인왕에선 구자욱(삼성)에게, 골든글러브에선 김재호(두산)에게 밀렸다. 김하성은 “(풀타임) 첫 해부터 모두 이뤄졌으면 부담이 많이 됐을 거다. 절실함을 배웠다”며 웃었다.

사실 불과 2년 전만해도 김하성은 신인 드래프트 지명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였다. 3라운드로 넥센이 불렀다. 데뷔 시즌엔 백업 멤버로 주로 대주자나 대수비, 대타로 60경기에 출전한 게 전부였다. 그러나 그 시간이 김하성에겐 올 시즌을 버티는 힘이 됐다. 그는 “1군 엔트리 한자리를 제게 주면서 1군 분위기에 적응하도록 배려해주셨다. 올 시즌 140경기를 뛰면서 체력적으로 힘들어도 빠진 적이 없는데 이게 다 지난해 1군을 따라다니며 경험한 덕분이었다”고 했다.

김하성은 내년 시즌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3년 전과 비교했을 때 클린업트리오 모두가 팀을 떠났고 고척스카이돔이라는 새로운 환경에도 적응해야 하지만 우려보다는 기대가 앞섰다. 김하성은 “우리 팀엔 좋은 선수가 많다. 아직 배우는 단계지만 팀이 이길 수 있게 제 자리에서 기여도를 높이고 싶다”고 전했다.

황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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