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바이오사업으로 제2의 반도체 신화에 도전한다. 삼성그룹은 인천 송도에 8500억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 공장을 건립한다. 공장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 1위 바이오 의약품 생산기업(CMO)으로 도약하게 된다.
반도체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주력 사업이었다면 바이오는 이 부회장이 공들이는 분야다. 전자·금융과 함께 그룹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핵심 신수종 사업으로 꼽힌다. 지난 9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이어 이 부회장의 핵심 의지가 담긴 바이오 생산 공장까지 건립되면서 ‘이재용 시대’에 한 발 더 다가가게 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1일 인천 송도경제자유구역 본사에서 연간 생산능력 18만ℓ로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인 제3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가동 중인 제1공장(3만ℓ), 내년 1분기 가동 예정인 제2공장(15만ℓ)을 합치면 연간 36만ℓ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경쟁 CMO 업체인 론자(26만ℓ), 베링거인겔하임(24만ℓ)을 크게 뛰어넘는 세계 최대 생산력이다.
제3공장은 2017년 완공돼 생산 설비의 적절성 등을 검증하는 ‘밸리데이션’ 작업 등을 거치면 2018년 4분기부터 상업가동이 시작될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3공장이 가동하면 매출 2조원을 돌파하고,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는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공식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등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바이오헬스산업은 새로운 고부가가치 창출과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창조경제의 핵심”이라며 “삼성의 이번 투자가 제조업의 혁신 모델이 되고, 바이오 경제 시대로 진입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리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은 바이오·제약 분야를 신수종 사업으로 선정하고 2011년 4월 CMO 기업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설립, 지금까지 3조원 이상을 투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대주주는 삼성물산(51%)이다.
삼성 바이오 사업이 이처럼 속도를 내는 것은 무엇보다 이 부회장이 직접 챙기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바이오 사업은 이 부회장이 보고를 받는 것은 물론 주요 의사결정도 직접 한다”며 “바이오시밀러 의약품 개발과 복제약 생산공장 확대 등은 이 부회장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한승주 남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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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바이오 신화 쓰자”… 삼성, 세계 최대 공장 첫삽
입력 2015-12-21 2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