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가계대출 목표치 줄줄이 낮추는 은행… 증가율 올해 절반으로

입력 2015-12-21 22:25
내년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문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리스크 관리 부담에다 대출 심사를 까다롭게 하는 금융 당국의 방침이 2월부터 본격 적용될 예정이어서 은행들도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내년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올해 증가율의 절반가량인 5% 안팎으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내년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4.3%(4조원)로 낮춰 잡았다. 올해 안심전환대출(2.6%대 고정금리·분할상환 주택담보대출)까지 포함한 가계대출 증가액 16조원에 비하면 4분의 1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큰 KB국민은행의 경우 가계대출 증가율은 3.8%에 그쳤지만 안심전환대출 포함 증가율은 11%를 넘어섰다. 하지만 내년에는 증가율을 5% 내외로 낮춰 잡았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내년 증가율 목표치를 3.5% 수준으로 잡았고, 올 들어 가계대출(안심전환대출 포함)이 10.3% 늘어난 기업은행도 내년 목표치를 올해보다 낮게 잡을 예정이다.

주요 은행들이 가계대출 목표치를 크게 낮춰 잡은 것은 국내외 불확실성으로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보고 리스크 관리를 최우선 목표로 잡고 있어서다. 실물경기가 여전히 부진한 상황에서 미국은 내년에 지속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 당국이 가계부채 관리 차원에서 처음부터 원금과 이자를 갚는 방식으로 대출 관행을 바꾸면서 은행들도 갚을 능력만큼 대출해주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