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건설사 M&A ‘물 건너갔다’ 전해라… 해외 수주도 아파트 분양 계획도 뚝뚝 ‘불황 예고’

입력 2015-12-21 22:13

국내외 건설경기에 불황이 닥칠 것으로 전망되면서 건설사 인수·합병(M&A) 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있다. 올해 M&A 시장에 나왔던 건설사들이 대부분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매각주관사 선정을 마친 동아건설과 울트라건설은 내년 상반기에 매각공고가 나올 예정이다. 연내 매각 성사가 기대됐던 동부건설도 양해각서(MOU) 체결 단계에서 매각 절차가 무산됐다.

STX건설 본입찰에는 업체 1곳만 참여했다. 하지만 200억원 수준의 매각가가 당초 예상보다 높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매각 성사 가능성 자체가 높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성우종합건설과 우림건설은 올 하반기 매각공고를 냈지만 원매자(인수하려는 회사)들이 나타나지 않아 매각에 실패했다. ㈜삼안은 한맥기술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본계약까지 넘어야 할 고비가 많다.

매물을 인수하려는 회사와 채권단 간 인수가격에 대한 인식 차이가 주로 M&A의 발목을 잡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도 건설업황이 어려울 것으로 분석되자 채권단은 서둘러 채권 회수율을 올리기 위해 높은 인수가격을 부른다. 반면 인수에 나선 회사들은 예상가격이 아니면 아예 인수를 포기하는 분위기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결국 원매자와 채권단 모두 내년 업황에 대해 불안감을 가지고 있어 줄줄이 매각이 무산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극동건설은 올해 매각 시도 4번 만에 세운건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찾았지만 채권단과 인수자 간 원하는 가격차가 너무 커 결국 다시 기업회생절차를 밟게 됐다. 극동건설 측은 “우선협상대상자가 원하는 가격을 채권단이 받아들이기 힘들어 매각절차가 원활히 지속되기 힘들다고 판단하고, 법원의 힘을 다시 빌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건설사 관계자는 “올해 건설업계 주요 M&A는 물 건너갔고 내년에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걱정이 많다”고 털어놨다. 국내 건설사들의 올해 해외건설 수주실적은 지난 15일 기준 437억 달러로 지난해 660억 달러보다 33.6% 급감했다. 저유가로 재정수지가 악화된 산유국들이 발주를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추세다. 내년에는 발주량이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작년부터 공격적으로 진행된 국내 주택사업도 내년에는 위축될 예정이다. 부동산114 조사 결과 2016년 민영아파트 분양 물량 계획은 31만9889가구로 올해 분양된 42만9188가구 대비 25.5%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