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내장기관을 구성하는 특정 단백질로 방광암의 진행 및 악화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는 사실을 국내 의료진이 처음으로 밝혀냈다.
을지대학교병원 비뇨기과 박진성(사진) 교수팀은 방광암 조직과 정상 방광 조직에서 발현되는 단백질 600여개를 조사, 분석했다.
그 결과 ‘칼데스몬(Caldesmon)’이라는 단백질이 정상 조직보다 방광암세포, 특히 근육층까지 암세포가 침범한 진행성 방광암일수록 많이 발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칼데스몬 단백질이 방광암의 발생 또는 진행에 관여한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는 처음이다. 칼데스몬은 사람의 내장기관을 구성하는 단백질의 일종으로, 그동안 세포의 미세섬유 조절이나 세포기능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만 알려져 있었다.
이에 따라 박 교수팀은 일차성 표재성 방광암 환자 132명을 대상으로 과연 칼데스몬 발현이 암의 진행과 상관관계가 있는지 검증하는 연구를 다시 실시했다. 하지만 이 연구에서도 결과는 같았다. 칼데스몬이 발현되는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환자들보다 재발 위험이 3.5배나 높고, 암의 진행 및 성장속도도 5.3배나 빠른 것으로 확인됐다.
박 교수팀은 이 단백질 유전자를 조작하면 암 세포의 이동이나 침윤(진행)을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후속 연구를 계속할 계획이다. 이 연구가 성공적으로 끝나면 방광암 표적치료제 개발이 가능해진다.
박 교수는 “방광암이 근육층까지 파고들면 재발 및 사망 위험이 높아지게 된다. 새 종양 표지자 칼데스몬 발현 정도를 보면 그 위험도를 평가,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항암 표적치료 분야 국제 학술지 ‘온코타깃(Oncotarget)’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칼데스몬’ 단백질, 진행성 방광암에 많이 발현… 을지대병원 박진성 교수팀 처음 밝혀
입력 2015-12-21 18: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