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尼에 수출한 T-50, 에어쇼 도중 추락

입력 2015-12-20 21:44
인도네시아 군인들이 20일 에어쇼 도중 자바섬 중남부 아디수찝또 공항 인근 숲에 추락한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기의 잔해를 수거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기체가 추락하는 모습. AP연합뉴스·메트로TV

인도네시아로 수출된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 1대가 에어쇼 도중 추락해 인도네시아 공군 조종사 2명이 숨졌다고 20일 AFP통신과 dpa통신 등이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공군 드위 바다르만또 대변인은 이날 오전 9시53분쯤 인도네시아 자바섬 중남부에 위치한 족자카르타에서 열린 에어쇼에서 T-50 훈련기 1대가 아디수찝또 공항 인근에 추락해 조종사 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사고기는 20분가량 곡예비행을 하던 중 공항 내 군용 비행학교 인근 숲에 수직으로 추락했으며 추가 인명피해는 없었다.

아디수찝또 비행단의 임란 바이디루스 단장은 “사고기가 공중에서 폭발하지 않고 지상에 충돌하면서 거대한 화염에 휩싸였다”며 “조종사들이 비상탈출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사고 직후 인도네시아 공군은 19일부터 이틀째 진행 중이던 에어쇼를 즉각 중단하고 사고 원인 조사에 들어갔다. 정확한 사고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바다르만또 대변인은 현지 메트로TV에 “기술적 문제가 추락 원인”이라고 말했다.

T-50은 미국 록히드마틴의 기술 지원을 받아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한 초음속 고등훈련기다. 우리나라는 2011년 인도네시아 정부와 4억 달러(약 4736억원) 규모의 T-50 고등훈련기 16대를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해 2013년 9월부터 인도했다. 해외에 수출된 T-50 계열 항공기가 추락 사고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공식적인 조사결과가 발표돼야 사고원인을 알 수 있다”며 “인도네시아 당국이 협조를 요청할 경우 제조사인 KAI가 (조사에서) 기술적인 부분을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종선 기자,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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