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벌써 대선 후보 경선 전초전?] 文 “어르신들 정권교체 의지 없어”… 박원순·이재명과 토크콘서트

입력 2015-12-20 21:56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운데)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정부 복지 후퇴 저지’ 토크콘서트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왼쪽), 이재명 경기도 성남시장과 함께 손을 들며 활짝 웃고 있다. 이병주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야권 대선주자 경쟁이 19대 대통령선거를 2년 앞둔 시점에 조기 점화되는 양상이다. 문 대표는 20일 또 다른 대권 잠룡인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연대를 과시하며 주요 지지층인 청년층 결집에 불을 댕겼다. 신당 쪽으로 가닥을 잡은 안 의원은 21일 자신의 정치세력화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다. 양대 야권 대선 주자가 맞붙으면서 내년 총선은 대선 후보 경쟁의 전초전 성격이 돼 가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정권을) 바꿔야 한다는 의지가 어르신들에겐 지금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을 필두로 비주류 의원들의 탈당이 이어지는 상황에 대해선 “저의 요즘 처지가 설악산 흔들바위”라고 했다.

문 대표는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박근혜정부 복지 후퇴 저지 토크콘서트’에서 “(복지 후퇴를 저지하기 위한 해결책은) 결국 정권교체밖에 없다. 젊은 세대가 나서는 것 외에는 (정권교체) 방법이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자리에는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도 함께했다.

그는 “어르신 세대들은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많은 고통을 받으면서도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박근혜정부를 잘한다고 지지하고 있지 않느냐”고도 했다. 이어 “젊은 세대들이 나서 (정치에) 참여하고, 어르신들이 이런 노력을 응원해줘야만 우리 사회가 바뀔 수 있다”고 주장했다. 50대 이상 중·장년층의 정부·여당 지지도가 높은 상황을 성토하는 것으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자 박 시장은 “젊은 세대가 중요하다 말씀했는데 어르신들도 중요하다”며 “당이 얼마나 어르신 관련 정책을 또 많이 하느냐. 우리의 지지세력으로 모셔야 한다”고 수습했다.

문 대표 발언이 알려지자, 새누리당 이장우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2004년에는 정동영 전 의원이 ‘60, 70대는 투표 안 해도 된다, 집에서 쉬셔도 된다’는 발언으로 공분을 사더니 이제는 어르신 세대를 ‘의지 없는 세대’로 폄하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새정치연합 유은혜 대변인은 “문 대표의 발언은 박근혜정부의 실정으로 어르신들이 가장 고통 받고 있음을 강조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며 “발언 취지와 진의를 알면서 정치 쟁점화하는 것은 비겁하다”고 반박했다.

문 대표는 안 의원 탈당으로 어수선한 당내 상황에 대해서는 “남은 식구들이 할 일은 똘똘 뭉쳐서 보란 듯이 집안을 다시 일으키고 잘 사는 것이다. 그래야 집 나간 사람도 다시 돌아오지 않겠느냐”고 했다. 반면 박 시장은 “통합은 필승이고 분열은 필패다. 중도보수까지 (지지층을) 불려 총선에서 이기기 위한 모든 방법을 다 해야 한다”고 했다.

문 대표와 박 시장, 이 시장은 토크콘서트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복지정책에 대해 강력 비판했다. 박 시장과 이 시장은 그간 복지정책에 소극적인 중앙정부와 크고 작은 마찰을 빚어왔다. 문 대표는 “불평등을 해소하는 제도가 복지인데 이를 축소한다는 것은 역사에 죄를 짓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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