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팔 차명계좌 30개 추적… 검찰, 수상한 자금 흐름 확인

입력 2015-12-20 20:53
4조원대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의 은닉자금과 비호세력에 대한 검찰 수사가 조씨의 차명계좌 확인 등으로 본격화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에서 송환된 조씨의 최측근 강태용이 핵심 혐의를 부인해 수사는 여전히 난항을 보이고 있다.

20일 검찰에 따르면 대구지검은 최근 조희팔이 제3자 명의로 개설한 차명계좌 30여개를 확인하고 돈의 흐름을 쫓고 있다. 차명계좌는 2008년 4월부터 조희팔이 잠적하기 직전인 같은 해 10월 사이 대부분 개설된 것으로 수상한 자금 흐름을 일부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차명계좌를 통해 자금 세탁·은닉, 로비자금 제공 등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계좌 추적 과정에서 대구 출신 ‘원로 주먹’ 조모(77)씨에게 조희팔 범죄수익 5억원 이상이 흘러들어 간 정황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정·관계 인사와 친분이 있다고 알려진 인물이다.

검찰은 최근 조희팔, 강씨 주변 인물의 사무실과 집 등 5곳을 추가로 압수수색하고 5명의 사건 관련자를 추가 출국금지했다. 강씨의 혐의와 관련해 공범들과의 대질신문에 착수했다.

하지만 강씨는 검찰 조사에서 일부 혐의를 부인하며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드러난 수조원대 금융다단계 유사수신 혐의는 곧바로 인정하는 등 협조적인 모습을 보이다가도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은 혐의에 대한 책임은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조희팔에게 떠넘기거나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강씨는 횡령한 165억원 중 5억원만 도피자금 등으로 사용하고 나머지 돈 대부분은 조희팔이 쓴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