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선·이혜훈 나란히 “서초갑 출마”… 여당 ‘험지 출마론’ 갈수록 힘 빠져

입력 2015-12-20 21:56

여권 유력 주자들이 새누리당 강세 지역에 잇달아 깃발을 꽂고 총선 경선 경쟁에 나섰다. 새누리당 공천특별기구 출범이 늦어지면서 친박(친박근혜)계의 ‘텃밭 물갈이론’에 맞섰던 비박(비박근혜)계 ‘험지 출마론’도 힘을 잃어가는 모양새다.

새누리당 조윤선(사진 왼쪽)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이혜훈(오른쪽) 전 최고위원은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나란히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 서초갑 출마를 선언했다. 현역인 새누리당 김회선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곳으로 대표적인 여당 강세 지역이다.

조 전 수석은 “이름과 얼굴이 알려졌다는 이유만으로 아무 지역에서나 국회의원이 될 수 있다고 하는 건 정치가 국민의 위에 있다고 여기는 부끄러운 발상”이라고 말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서초갑에서 두 차례 국회의원을 지낸 경력을 언급하며 “지역구를 바꾸지 않는 게 박근혜 대통령의 지론”이라고 했다.

공교롭게도 조 전 수석은 친박계 강석훈 의원이, 이 전 최고위원은 비박계 신의진 의원이 각각 소개했다. 신 의원은 조 전 수석에게 “(계파 간 공천 경쟁으로) 오해하실까봐 걱정된다. 지역구를 돌다가 급하게 이 전 최고위원의 연락을 받고 정론관 이용만 도와줬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여권 잠룡으로 꼽히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최근 서울 혜화동으로 이사한 뒤 사무실을 마련하고 종로 출마를 선언했다. 박진 전 의원과 정인봉 전 의원이 출마를 선언하고 지역구를 다지고 있는 곳이다. 중구에서는 김행 전 청와대 대변인과 지상욱 당협위원장의 경선 맞대결이 예고된 상태다. 안대희 전 대법관 역시 부산 해운대 출마 선언을 준비했다가 잠정 연기했지만 내부적으로는 이미 출마를 기정사실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당위원장인 김용태 의원이 험지 출마를 호소했던 인물 중에는 김황식 전 국무총리, 정몽준 전 대표, 이준석 전 비대위원 등만 남았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도 지난 18일 지역구 송년회에서 “일각에서 비례대표나 험지 출마를 권유하고 있으나 영도 출마 후 당대표로서 전국 지원 유세에 나서겠다”고 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