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엄마를 만나 멋지게 중국어로 인사하면 기특하다고 생각해주시지 않을까?”
마음을 움직인 건 선생님의 이 한마디였다. 집안 사정 때문에 다섯 살 때부터 중국인인 엄마와 떨어져 살던 충북 안남초등학교 5학년 황지수(11·사진)양은 ‘엄마’ 얘기에 솔깃해했다. 중국어로 ‘이중언어 말하기 대회’에 나가보지 않겠느냐는 선생님의 권유에 “나도 모르게 참가하겠다고 얘기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걱정이 컸다. 다문화가정에서 태어나긴 했지만 중국어 실력이 그리 유창하지 않았다. 여섯 살부터 중국어 학습지로 공부하긴 했는데 본격적으로 중국어를 배운 건 원어민 선생님을 만난 초등학교 3학년부터였다.
이런 걱정이 자신감으로 바뀌는 건 순식간이었다. 대회 준비를 하면서 한국어로 말할 때보다 중국어로 말할 때 오히려 신이 났다. 황양은 지난해 대회에서 은상, 올해는 금상을 거머쥐었다.
다문화교육 수기에 “아빠도 태어나서 처음으로 나에게 수고했다고 말했어요. 앞으로도 중국어에 관심을 갖고 내 꿈을 이루기 위해 뭐든지 열심히 할 거예요”라고 적었다. 황양은 이 수기로 제7회 교육부 다문화교육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상을 받게 됐다.
교육부는 국가평생교육진흥원 중앙다문화교육센터와 함께 21일 서울 르네상스호텔에서 다문화교육 우수사례 시상식을 연다.
294편 가운데 시·도 예비심사 및 본선심사를 거친 42편의 수상작을 선정했다. ‘다문화교육’ 부문 수상자 24명과 ‘다문화교육 수기’ 부문 수상자 9명은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상, ‘다문화교육 지원’ 부문 수상자 9명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장상과 소정의 상금을 받는다.
경북 예천남부초등학교 권재은 교사는 큰소리로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소통하며 생각을 키워나가는 토론법인 ‘하브루타 토론’ 등 다양한 교육방식을 소개해 다문화교육 부문 초등 분야 최우수상에 선정됐다. 인천 한누리학교 양성욱 교사는 중도입국 학생들의 학교 적응을 돕는 멘토링, 체험학습 등을 지원한 사례로 다문화교육 중등 분야 최우수상을 받는다.
시상식에선 올 한 해 다문화교육 지원사업의 성과와 사례를 공유하는 다문화교육 성과 보고회도 함께 열린다. 다문화유아에 대한 언어·기초학습 강화를 위해 30개 유치원에서 처음으로 시범운영한 다문화 유치원의 성과가 소개된다. 올해 경기, 울산, 충남, 강원, 제주에서 처음 시작된 지역 다문화교육지원센터의 운영사례도 발표된다.
올해 중도입국 학생에게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집중적으로 가르쳐 학교생활 적응을 돕는 다문화 예비학교는 100곳에서, 모든 학생에게 다문화 이해 교육을 하는 다문화 중점학교는 150곳에서 운영됐다. 교육부는 다문화 중점학교를 운영해보니 재학생들의 다문화에 대한 인식 수준이 사전 조사 때(78.75점)보다 오른 81.34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교육 프로그램이 다문화에 대한 인식을 바꿔나가고 있는 것이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
다문화 교육 우수사례 공모전서 수기 부문 금상 받는 황지수양 “엄마 만나면 중국어로 멋지게 인사”
입력 2015-12-20 19: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