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폰불십년?… 내년 아이폰탓 팀 쿡 위기 맞을수도

입력 2015-12-21 04:10

아이폰 판매량이 내년에 사상 최초로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애플의 해외 조세회피 논란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그동안 거침없이 달려온 팀 쿡 체제의 애플이 처음으로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캐티 휴버티 분석가의 보고서를 인용, 아이폰의 내년 판매량이 올해보다 약 6%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전망은 애플의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애플의 회계연도는 매년 4분기부터 시작된다. 즉 올해 4분기부터 내년 3분기까지 판매량이 전년보다 줄어든다는 것이다.

아이폰은 2007년 처음 출시된 이후 단 한 번도 전년보다 판매량이 줄어든 적이 없었다. 이 예측이 맞는다면 애플은 내년에 사상 최초로 아이폰 판매 감소라는 상황을 맞게 된다. 보고서는 내년 아이폰 판매량이 2억1600만대일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 2억3100만대보다 5.7% 줄어든 수치다.

아이폰 판매 감소 예측은 외부 환경의 변화 때문이다. 휴버티 분석가는 “전 세계 시장에서 아이폰 가격이 높고 선진국 스마트폰 보급률이 커 성장 여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애플은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해 인도, 동남아시아 등으로 판매 확대를 노리고 있지만 신흥 시장은 수요가 제한적이라 판매량 증가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올해 3분기 실적에서 아이폰은 애플 전체 매출의 62%를 차지했다. 아이폰의 부진이 애플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동안 아이폰의 성공이 애플에 기록적인 실적을 안겨줬지만 반대로 아이폰이 부진하다면 애플의 실적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수도 있다.

애플도 아이폰에 편중된 수익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여러 시도를 했다. 하지만 성과는 기대에 못 미친다. 새 수익원으로 기대를 모았던 태블릿PC 아이패드는 계속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다. 팀 쿡이 최고경영자(CEO)에 취임한 뒤 선보인 애플워치, 애플뮤직 등은 성공이라고 하기엔 의문부호가 붙는다.

편법 절세 논란도 부담이다. 미국 정치권 일각에서는 애플이 미국 정부에 세금을 내지 않으려고 편법을 동원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유럽연합(EU)도 애플의 세금 납부 문제를 조사하고 있다.

애플은 미국 외 시장에서 생긴 이익금 1811억 달러(214조1000억원)를 보유하고 있는데, 만약 이를 미국으로 가져오려고 시도한다면 592억 달러의 세금을 미국 정부에 내야 한다. 미국은 최대 35%의 법인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해외 수익에 대해서도 동일한 세율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쿡 CEO는 18일(현지시간) 미국 CBS 시사 프로그램에서 세금 회피와 관련, “완전히 정치적인 쓰레기 같은 소리”라고 일축했다. 그는 “현재 세법은 산업시대에 맞게 만들어진 것이고 디지털 시대에 적합하지 않다”면서 “미국의 현재 세법이 뒤져 있다. 오래전에 고쳐졌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