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수들이 올해를 설명하는 사자성어로 ‘혼용무도(昏庸無道)’를 꼽았다. 세상이 온통 어지럽고 사람이 걸어야 할 정상적 궤도가 붕괴된 야만의 상태라는 뜻이다.
교수신문은 지난 8∼14일 교수 88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여 올해의 사자성어 후보 5개 중 59.2%(524명)가 택한 ‘혼용무도’를 선정했다고 20일 밝혔다. ‘혼용’은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를 가리키는 혼군(昏君)과 용군(庸君)을 함께 일컫는 말이고, ‘무도’는 세상이 어지러워 도리가 제대로 행해지지 않음을 묘사한 논어의 ‘천하무도(天下無道)’에 나오는 표현이다.
혼용무도는 고려대 철학과 이승환 교수가 추천했다. 이 교수는 “올 상반기 메르스 사태로 온 나라의 민심이 흉흉했지만 정부는 이를 통제하지 못하고 무능함을 보여줬다. 중반에는 청와대가 여당 원내대표에게 사퇴 압력을 넣어 삼권분립과 의회주의 원칙이 크게 훼손됐고, 후반에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으로 국력이 낭비됐다”고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두 번째로 많이 선택한 사자성어는 14.6%가 지지한 ‘사시이비’(似是而非·겉은 옳은 것 같으나 속은 다르다)였다.
13.6%는 ‘갈택이어’(竭澤而漁·못의 물을 모두 퍼내 물고기를 잡는다), 6.5%는 ‘위여누란’(危如累卵·달걀을 쌓은 것 같이 위태로운 형태)을 골랐다. 6.4%는 ‘각주구검’(刻舟求劍·판단력이 둔해 융통성이 없고 세상일에 어둡고 어리석다)을 뽑았다.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
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 ‘昏庸無道’
입력 2015-12-20 2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