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드래곤 ‘이청용’, 살아 있었다… EPL 경기 4년 8개월 만에 골

입력 2015-12-20 19:58
크리스털 팰리스의 이청용이 20일(한국시간) 영국 스토크 온 트렌트의 브리타니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201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7라운드 스토크 시티전에서 후반 43분 결승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이청용은 EPL에서 2011년 4월 이후 무려 4년 8개월 만에 득점을 올려 팀의 2대 1 승리를 이끌었다. 크리스털 팰리스 홈페이지

‘블루 드래곤 ’ 이청용(27·크리스털 팰리스)도 골 욕심은 있다. 하지만 상대 페널티지역으로 침투해 수비진을 흔들어 놓고도 마무리는 소속팀 동료에게 양보하는 경우가 많았다.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골 욕심을 좀 내라”고 충고할 정도로 이청용은 이타적인 플레이를 한다. 이런 이청용이 마침내 골 욕심을 드러내며 이번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첫 골을 터뜨렸다.

이청용은 20일(한국시간) 영국 스토크 온 트렌트의 브리타니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토크 시티와의 EPL 17라운드 원정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어 팀의 2대 1 승리를 이끌었다. 9승2무6패(승점 29)가 된 크리스털 팰리스는 6위에 자리를 잡았다.

크리스털 팰리스는 전반 추가시간 코너 위컴의 페널티킥 득점으로 앞서갔지만 후반 34분 페널티킥 실점을 허용했다. 이청용은 1-1이던 후반 36분 윌프리드 자하와 교체 투입됐다. 후반 43분 페널티지역 외곽 오른쪽에 있던 이청용은 볼이 자기 쪽으로 흘러오자 약 20m짜리 오른발 슈팅을 날려 골대 왼쪽을 뚫었다. 크로스를 날리는 대신 직접 해결하려는 의지가 돋보였다.

지난 8월 3부 리그 팀을 상대로 캐피털원컵에서 골을 넣은 이청용은 약 4개월 만에 다시 골 맛을 봤다. EPL 경기로 따지면 2011년 4월 이후 무려 4년 8개월 만에 득점을 올렸다.

이청용은 지난 2월 2부 리그 팀인 볼턴을 떠나 크리스털 팰리스로 이적했다. 그러나 출전 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했다. 이번 시즌 EPL 경기에 선발로 나온 적은 한 번도 없으며, 17경기 중 5차례 교체로 그라운드에 나선 것이 전부다. 그러나 스토크 시티전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 앞으로 더 많은 출장 기회를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앨런 파듀 크리스털 팰리스 감독은 경기 후 구단 인터넷 홈페이지에 실린 인터뷰를 통해 “엄청난 골이었다”며 “사실 그 상황에서는 직접 슈팅보다 다시 공을 페널티지역 안으로 보내 득점 기회를 노릴 것으로 생각했는데, 이청용의 생각은 달랐던 모양”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청용의 개인 기술로 인한 득점이 우리 팀 벤치를 완전히 들썩이게 만들었다. 이청용은 훌륭한 선수지만 우리 팀에서 기회를 많이 얻지 못해 아쉽게 생각한다. 오늘 그의 골로 아시아 사람들이 밤잠을 다 깼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손샤인’ 손흥민(23·토트넘 홋스퍼)은 사우샘프턴의 세인트 매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샘프턴 원정경기 후반 90분 해리 케인과 교체돼 추가시간 4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토트넘은 이 경기에서 2대 0으로 이겼다. 지난 8월 토트넘에 입단한 손흥민은 부상 등으로 리그 8경기에서 1골 1도움에 그치고 있다.

스완지시티의 기성용(26)은 이번 시즌 리그 14경기에 나섰지만 공격 포인트가 없다. 지난 시즌 리그에서 8골을 넣은 것에 비하면 아쉬운 활약이다. 3승5무8패로 강등권인 18위에 머물러 있는 스완지시티로서는 ‘키맨’ 기성용의 부활이 절실하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