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탁구계에 무명의 스타가 탄생했다. 중·고교 시절 단 한 차례도 단식 우승이 없었던 박강현(19·삼성생명)이 성인무대에서 처음 정상에 올랐다.
박강현은 20일 충북 단양 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KB국민은행 제69회 전국남녀종합탁구선수권대회 결승에서 국가대표 정영식(23·KDB대우증권)을 4대 0으로 완파했다. 한 해를 마감하는 최고 권위의 이 대회에서 박강현이 우승하리라고는 본인은 물론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올해 실업무대에 데뷔한 박강현은 중·고교시절 전혀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탁구 선수 출신인 부모의 영향을 받아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라켓을 잡은 박강현은 그동안 개인 단식에서 우승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왼손잡이에다가 강력한 파워를 지켜본 삼성생명 이철승 감독의 눈에 띄었고, 지난 1년간 맹훈련 끝에 기량이 급상승했다. 지난달 국가대표 상비군 선발전에서 7위를 차지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이번 대회 4강전에서 국가대표 맏형인 주세혁(35·삼성생명)을 꺾은 데 이어 결승에서도 정영식을 물리치며 오랜 무명의 설움을 씻어냈다. 내년 리우 올림픽 단식에 출전하는 2명을 모두 제치고 우승한 것이다. 박강현은 “우승할 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한 경기 한 경기에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했는데,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철승 감독은 “강현이는 백핸드를 포핸드 공격으로 빠르게 연결할 줄 아는 강력한 파워의 소유자”라며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한편 여자단식에서는 ‘귀화 선수’ 전지희(23·포스코에너지)가 문현정(31·KDB대우증권)을 4대 1로 꺾고 우승했다. 귀화 선수가 이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곽방방, 당예서, 석하정에 이어 전지희가 네 번째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탁구 개인전 우승 한차례도 없던 19세 무명의 반란… 박강현, 왕중왕전 첫 정상 스매싱
입력 2015-12-20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