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의 두 모습] ‘있는 것’ 다 주는 할머니

입력 2015-12-18 21:19
“이 가난한 과부는 헌금함에 넣는 모든 사람보다 많이 넣었도다.”(마가복음 12장 43절)

예수님은 많은 부자들이 큰돈을 헌금함에 넣는 것보다 가난한 과부 한 사람이 렙톤 두 닢을 넣은 것을 더 높이 평가했다. 과부는 궁핍한 가운데 가진 것을 모두 다 넣었기 때문이다.

기초생활수급자로 어렵게 홀로 생활해온 권계란(87) 할머니도 생활비를 아껴 모은 100만원을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며 2년 연속 기부해 감동을 주고 있다.

곱게 한복을 차려입은 권 할머니는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교남동주민센터를 찾아 한푼 두푼 절약해 모은 100만원을 성금함에 넣었다. 기초수급자로 생활하는 할머니가 모은 돈이기에 1억원보다 소중하고 값진 성금이었다. 할머니는 지난해에도 폐지를 주워 모은 100만원을 교남동주민센터에 기부했다. 권 할머니는 18일 “적은 돈이지만 내가 조금 덜 입고 덜 먹고 다른 사람한테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그리 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종로구(구청장 김영종)는 민·관 협력으로 복지서비스를 지원하는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 사업’에 사용할 예정이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