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文’ 속전속결 전진배치 비주류는 “독선 심해졌다”… 새정치연합 인선 논란

입력 2015-12-18 21:11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8일 최재천 의원이 그만둔 정책위의장 자리에 이목희 의원을 ‘속전속결’로 임명했다. 문 대표 측은 전문성을 고려한 인사라 설명하지만 이 의원이 대표적인 친문(친문재인) 인사라는 점에서 친위세력의 전진배치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문 대표는 국회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전략공천관리위원장에 김성곤 의원, 공직선거후보자 검증위원장에 백재현 의원, 예비후보자 이의신청처리위원장에 인재근 의원, 비례대표 선출 시행세칙 제정 태스크포스(TF) 팀장에 홍익표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한국노동연구소장을 역임한 강경진보 성향의 재선 의원이다. 고(故) 김근태 전 상임고문의 민평련(민주평화국민연대)계로 분류되지만 최근엔 친문 인사로 보는 시각이 더 많다. 김 의원은 몇 안 되는 호남의 친문 인사이며, 2013년 ‘귀태(鬼胎)’ 발언 논란을 일으켰던 홍 의원 역시 문 대표의 측근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인 의원과 백 의원은 범주류로 분류된다.

그러나 문 대표는 “친문 인사 전진배치”라는 부정적 평가를 적극 반박했다. 문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주류 중심의 물갈이 인사 아니냐’는 질문을 받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젠 주류와 비주류를 따질 때가 아니고, 다 함께해서 어려운 상황을 돌파해야 한다”고 답했다.

문 대표 측 관계자는 “이 정책위의장은 정부·여당의 노동개혁 입법 강행에 맞서기 위해 노동 전문가로서 임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진보가 ‘우(右)클릭’ 한다고 중도의 지지를 받는 게 아니다. 오히려 자기 정체성을 분명히 할 때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비주류는 반발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나와) 협의된 바 없다”며 불편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인사 발표 후 측근에게 “전날 ‘일부 인사가 거론된다’고만 설명하더니 오늘 바로 발표했다. 이게 협의냐”고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탈당한 문병호 의원도 “문 대표께서 신당을 매우 도와주고 있다. 결국 친노(친노무현) 패권주의가 더욱 강화돼 자기 무덤을 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비주류 재선 의원은 “문 대표의 독선이 더 심해졌다. 이 상태가 계속되면 우리도 새로운 길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문 대표 측은 “이 원내대표가 당무를 거부하고 있는데 어떻게 협의하라는 것이냐”며 “최고위 협의 등 적법 절차를 밟은 인사”라고 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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