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총선 출마할 장관들 언제까지 잡고 있을 텐가

입력 2015-12-18 18:31
박근혜 대통령의 늑장인사, 흠결인사, 수첩인사는 그동안 국정운영의 발목을 잡기 일쑤였다. 내년 4월 20대 총선을 앞두고 개각이 불가피함에도 그 시기가 계속 늦춰지면서 또다시 늑장인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황우여 사회부총리,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희정 여성부 장관의 총선 출마는 기정사실이다. 이들의 마음은 진작 표밭에 가있다고 봐야겠다. 특히 정 장관은 지난달 8일 기자회견을 통해 사의를 밝힌 상태다. 그럼에도 왜 개각을 마냥 미루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국회 관심법안 처리가 더 급하기 때문이란 건 이유가 될 수 없다.

‘시한부 장관’이 수두룩한 상태에서 내각이 제대로 돌아갈 리 만무하다. 경제부총리는 경제부처 장관들을 총괄 지휘해야 하는 막중한 책무를 갖고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와 국내 경기침체, 수출부진 등을 감안하면 경제부처들이 새로운 팀워크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여도 모자랄 지경이다. 어차피 경제부총리를 교체할 계획이라면 내년도 경제 운용계획을 새 인물 주도로 짰어야 했다. 그런 점에서 이미 기회를 놓쳤는지도 모른다. 선거법상 공직사퇴 시한이 내년 1월 14일이고,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후임자 지명은 한시가 급하다. 만약 후임자가 청문회 과정에서 낙마할 경우 경제수장 공백은 불을 보듯 뻔하다.

정종섭 장관의 경우 사의 표명을 했으면 곧바로 후임자를 지명하거나 사표를 수리하고 차관을 장관 권한대행에 지명하는 게 순리였다. 총선을 관리해야 하는 행자부 장관이 출마를 염두에 두고 물러나겠다고 밝혔음에도 한 달이 훨씬 넘도록 장관직을 수행토록 하는 건 코미디다. 그가 공항 등지에서 대통령을 수행하는 모습에 국민들이 헷갈리는 건 당연하다. 한마디만 덧붙이자면 이번 개각만큼은 제발 수첩인사에서 탈피하기 바란다. 널리 인재를 구하는 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사의 기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