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감독은 고독하고 위태로운 존재다. 스스로를 ‘스페셜 원(특별한 사람)’이라고 칭한 조제 모리뉴(52·포르투갈·사진). 포르투갈 체육교사, 감독 통역 등을 거쳐 유럽 명문 클럽들의 사령탑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러나 그도 성적 부진의 책임을 피할 순 없었다. 결국 또 첼시 사령탑에서 불명예스럽게 물러났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는 “구단과 모리뉴는 상호 합의 아래 결별하기로 했다”고 18일(한국시간) 밝혔다.
2013년 6월 스페인 명문구단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 첼시 사령탑에 오른 모리뉴 감독은 2년 6개월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그는 2004년부터 3시즌 동안 첼시를 이끌 당시 EPL 2연패(2004-2005·2005-2006 시즌)를 했고 FA컵을 한 차례(2006-2007 시즌), 리그컵(2004-2005·2006-200 7시즌)을 두 차례 들어올렸다. 이후 인터 밀란(이탈리아)과 레알 마드리드에서 승승장구하자 첼시는 6년 만에 그를 다시 불러들였다.
모리뉴 감독의 해임 사유는 성적 부진 때문이다. 그는 지난 시즌 첼시에 EPL 우승컵을 안겼지만 이번 시즌엔 강등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저조한 성적을 내고 있다. 이날 현재 첼시는 4승3무9패(승점 15)로 16위에 머물러 있다.
모리뉴 감독은 이번 시즌 팀을 장악하는 데 문제점을 보였다. 모래알이 된 첼시의 스타 군단은 힘을 쓰지 못했다. 첼시의 간판스타 에당 아자르는 리그 16경기에 나섰지만 무득점에 그쳤다. 라다멜 팔카오와 오스카르, 페드로 등 핵심 공격자원들은 1골씩밖에 터뜨리지 못했다. 지난 시즌 20골을 넣은 골잡이 디에고 코스타는 이번 시즌엔 13경기에서 3골에 그치고 있다.
첼시의 한 기술이사는 “감독과 선수들 사이에 좋지 않은 감정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모리뉴 감독은 4000만 파운드(약 707억원)에 달하는 위약금을 거절했다. 그는 거액의 위약금보다 자존심을 지키는 쪽을 선택했다.
한편 모리뉴 감독의 해임이 확정되자 거스 히딩크 감독을 비롯해 바이에른 뮌헨(독일)을 이끄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 리버풀(잉글랜드)을 이끌었던 브랜던 로저스 감독 등이 후임 사령탑으로 거론되고 있다.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모리뉴 감독, 첼시 떠나다… 2년 6개월 만에 성적 부진 책임
입력 2015-12-18 20:01 수정 2015-12-18 2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