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율·불꽃놀이 어우러진 제야음악회

입력 2015-12-21 04:00
지난해 제야음악회가 끝난 후 서울 예술의전당 분수광장에서 관객들이 불꽃놀이를 보고 있다. 예술의전당 제공

소중한 사람과 한 해의 마지막 순간을 근사하게 보내는 방법으로 제야음악회는 어떨까. 31일 밤 10시 안팎에 시작되는 제야음악회는 연주가 끝난 뒤 새해 카운트다운과 함께 야외에서 화려한 불꽃놀이가 펼쳐지는 것이 특징이다. 1994년 예술의전당이 처음 도입해 큰 인기를 끈 이후 지금은 국립극장, 세종문화회관, 부천시민회관, 성남아트센터 등 서울과 수도권의 주요 공연장에서도 열린다.

제야음악회의 원조인 예술의전당은 올해 임헌정이 지휘하는 코리아심포니 오케스트라, 2013년 ARD콩쿠르 1위 없는 2위를 차지하는 등 주요 국제 콩쿠르에서 수상한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올해 영국 클래식 잡지 ‘신피니 뮤직’이 선정한 역대 10대 플루티스트 명단에 오르며 한국인 관악 주자 중 최고의 활약을 하고 있는 최나경이 같이 한다. 베를리오즈의 ‘로마의 사육제’ 서곡, 비제 ‘카르멘 모음곡’ 제1번, 사라사테 ‘찌고이네르바이젠’을 비롯한 경쾌한 클래식 레퍼토리들을 준비했다.

최근 공연계를 리드하는 국립극장은 연주를 경청하는 기존 스타일에서 벗어나 아티스트와 함께 소리를 지르고 에너지를 분출하는 신나는 콘서트장 같은 제야음악회로 변신을 꾀했다. 힙합 래퍼 지코, 국악그룹 바라지, 록그룹 국가스텐이 마지막 밤을 책임진다. ‘Tough Cookie’ ‘생사고락’ ‘거울’ 등 신나는 노래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국립극장은 또 10년째 선보이는 제야판소리 무대로 안숙선 명창의 완창 ‘적벽가-박봉술제’를 준비했다.

세종문화회관 제야콘서트는 뮤지컬 갈라, 국악, 합창 등 다양한 장르가 어우러져 다채로운 종합선물세트 같다. 장사익, 김건모, 바다, 윤형렬 등 장르별 스타들과 세종문화회관 3개 예술단체(서울시합창단, 서울시뮤지컬단, 서울시무용단)가 출연해 ‘희로애락’ 스토리를 담은 무대를 만든다. 서울시합창단이 베토벤 교향곡 ‘합창’ 등 희망의 메들리를 선사하고 서울시뮤지컬단은 올해 공연한 뮤지컬 ‘서울, 1983’의 주요 장면과 넘버를 들려준다. 스타 출연진이 자신의 대표 노래들을 부를 예정이다.

부천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부천시민회관에서 갖는 공연도 주목된다. 부천필은 우리나라에 말러 열풍을 불러일으킨 자타공인 국내에서 손꼽히는 오케스트라다. 2001년부터 꾸준히 제야음악회를 열어온 부천필은 올해 세계 무대에서 주목받고 있는 소프라노 캐슬린 김, 메조소프라노 이아경, 테너 정호윤, 바리톤 한명원 등과 함께 ‘별은 빛나건만’ ‘여자의 마음’ ‘방금 들린 그대 목소리’ ‘축배의 노래’ 등 오페라 아리아의 향연을 펼친다.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