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병호 유성엽 황주홍 의원이 17일 탈당했다. 지난 13일 안철수 의원 탈당 이후 첫 추가 탈당이다. ‘잔류’를 선택한 비주류도 이종걸 원내대표가 최고위원회 복귀를 거부하는 등 반격의 시동을 걸었다. 주류 측은 최재성 총무본부장의 총선 불출마 재확인으로 맞불을 놓으며 ‘인적쇄신’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문 의원 등 ‘선도탈당파’ 3인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지금의 새정치연합으로는 이길 수 없다. 문재인 대표는 자기만 옳다는 계파패권에 눈이 어두워 승리의 길을 외면하고 있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이어 “새정치연합 지지층은 물론 중간층까지 지지를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추가 탈당과 교섭단체(의원 20명 이상) 구성을 낙관했다. 새정치연합 의석수는 126석에서 123석으로 줄었다.
향후 행보에 관해 문 의원은 “우리 세 명은 행동을 통일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면서도 구체적 언급은 피했다. 그러나 황 의원은 “안철수 천정배 박주선 의원 등과 단일 신당대오 건설이 큰 과제 중 하나”라고 밝혔다. 이들의 ‘탈당 러시’ 견인 여부에 당 안팎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잔류를 선택한 비주류도 반격에 나섰다. 이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문 대표 중심의 최고위는 반(反)통합과 분열로 나아가고 있다”며 최고위 복귀 요구를 일축했다. 그는 문 대표의 2선 후퇴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통합전대 개최 등을 요구했다. 김한길 의원은 아예 문 대표를 정조준했다. 김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대표의 표정과 말씀이 무섭다. 이 단호함과 엄격함은 먼저 거울을 보면서부터 적용돼야 마땅치 않겠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저는 (지난해) 대표직을 사퇴하면서 ‘나를 흔들어대는 사람들 때문에 못해먹겠다’라고는 하지 않았다”고 했다. 사실상 문 대표 사퇴를 요구한 것이다. 비주류 의원 모임인 구당모임도 비대위 요구 호소문을 냈다.
주류 진영은 문 대표 최측근인 최 본부장의 불출마 재확인으로 맞섰다. 최 본부장은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안철수 후보 단일화를 촉구하며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분주파부(焚舟破釜·돌아갈 배를 불태우고 밥할 솥을 제 손으로 깨트림)의 정신으로 총선승리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했다. 문 대표 측은 최 본부장 불출마가 인적쇄신 명분 축적은 물론 ‘중진 용퇴’ 여론 형성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중진 용퇴를 통해 문 대표가 영입 중인 인재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주류 측 핵심 당직자는 “최 본부장 불출마가 (인적쇄신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오랜 기간 당에서 은혜를 입은 분들이 ‘헌신’을 결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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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17 2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