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의 정치로 민생현안 지혜롭게 처리를”… ‘국회골방기도회’ 1879회째

입력 2015-12-17 21:04
국회골방기도회에 이어 국회조찬기도회가 주관하는 ‘성탄송년 감사릴레이 새벽기도회’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지하 1층 기도실에서 진행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17일 오전 7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관지하 1층 기도실. 매서운 겨울바람이 쌩쌩 분 날씨였지만 기독 국회의원과 국회직원, 국회 내 크리스천이 이른 아침부터 모여 나라와 민족을 위해 간절히 기도했다. 작은 공간은 기도와 찬송 소리로 뜨거웠다. 새벽기도회였다.

특별한 순서는 없었다. 사도신경으로 신앙을 고백하고 찬송을 몇 곡 부른 뒤 설교와 기도하는 시간이 전부였다. 헌금순서도 없었다. 참석자들은 “대립과 분쟁의 정치가 화합과 상생의 정치로 변화되고 민생현안이 지혜롭게 처리되기를 바란다”고 간구했다.

국회 직원들은 이 지하 기도실 모임을 ‘국회골방기도회’라고 부른다. 골방기도회는 18대 국회 개원일인 2008년 5월 30일 강명순 전 새누리당 의원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기독 국회의원들이 먼저 나라와 민족을 위해 하나님 앞에 무릎 꿇고 기도하자는 취지에서 모였다. 주말과 공휴일을 빼고 매일 모이고 있다. 이날 모임이 1879회째였다.

기도회가 이어지면서 놀라운 은사도 경험했다. 기도회를 통해 예수님을 처음 믿게 된 국회의원 보좌관이 있는가 하면 결혼 후 7년 만에 아기를 가진 성도 등 다양한 기도 응답이 이어졌다. 이날 기도실엔 교회를 다니지 않는 한 중진 의원이 묵상을 위해 찾았다.

영적 싸움도 있었다. 국회 안에 만연한 비성서적 사안에 작정기도에 나서자 국회 후문에 세워졌던 ‘남근석’이 인적이 드문 국회 헌정기념관 옆으로 옮겨졌다. ‘국회에 음기를 누른다는 남근석이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자 이미지 실추 염려한 국회 사무처가 이전 결정을 내렸다.

국회골방기도회에 이어 국회조찬기도회가 주관하는 ‘성탄송년 감사 릴레이 새벽기도회’도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내년 총선에서는 하나님의 의와 국민을 위해 일하는 선량들로 채워지길 기도했다.

국회조찬기도회 총무인 박윤옥 의원은 이날 “기독 국회의원들이 성탄과 연말연시를 맞아 기도로 난국을 헤쳐 나가겠다는 마음으로 릴레이 기도회를 준비했다”며 “기도로 나라를 구한 에스더처럼 골방에서 나라를 위해 기도하는 의원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릴레이 기도회 설교를 맡은 여의도순복음교회 영등포대교구 8교구장 권세열 목사는 “억울한 일이 생기면 하나님을 원망하는 분들이 있다”며 “하지만 하나님이 모든 것을 주관하고 계신다는 믿음이 필요하다. 하나님은 극복할 수 없는 연단은 주시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예배에 참석한 국회경비대교회 김청연 선교사는 “국회에 기도소리가 흘러넘치기를 소망 한다. 오직 기도만이 이 민족을 선하게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