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카카오 이모티콘 담당 부서는 가수 이애란씨의 노래 ‘백세인생’ 가사를 활용해 메신저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만들어보기로 기획했다. 당시 인터넷에는 이씨의 움직이는 사진(일명 ‘움짤’)이 큰 인기를 끌고 있었다. 보통은 외부 작가들이 이모티콘을 만들어 카카오스토어에 입점 문의를 해 오는데, 백세인생 이모티콘의 경우 카카오 측이 먼저 나서서 이씨와 제작을 논의했다.
이렇게 해서 지난달 27일 출시된 ‘백세인생 나왔다고 전해라’ 이모티콘은 ‘못 간다고 전해라’ ‘재촉 말라 전해라’ ‘멘붕이라 전해라’ 등 패러디 글귀와 함께 곁들여지면서 출시 이후 인기 이모티콘 1위를 지키고 있다. 카카오가 제작한 국민 캐릭터 ‘카카오프렌즈’를 단숨에 2∼4위로 밀어낼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초창기 모바일 메신저 이모티콘은 ‘공짜’라는 인식이 강했다. 단순히 표정만을 나타내는 이모티콘이 많았기 때문에 사용자들은 무료로 제공되는 이모티콘만을 제한적으로 이용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메신저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이모티콘, 메시지 이모티콘 등이 새롭게 등장하면서 평균 3000원을 주고라도 이모티콘을 구입하는 사용자가 크게 늘었다.
모바일 메신저 이모티콘이 큰 인기를 끌면서 대표적인 메신저 카카오톡의 이모티콘 사용량도 크게 늘었다. 2011년 11월 29일 6개로 시작한 카카오톡 이모티콘은 2015년 12월 기준 3000여개가 됐다. 18일 카카오 측에 따르면 매월 발신되는 이모티콘 메시지 수만 20억건에 달한다. 하루 1000만명의 카카오톡 이용자가 문자 대신 이모티콘을 주고받는 셈이다. 유료 이모티콘을 구매한 이들만 4년간 1000만명에 이르고, 매월 2700만명이 이모티콘 스토어를 방문한다.
‘잘 만든 이모티콘 하나’는 이모티콘 판매 수익뿐 아니라 캐릭터 사업, 기업 홍보 마케팅으로까지 활용돼 꾸준한 수익원이 되기도 한다. 네이버 역시 메신저 라인을 중심으로 라인프렌즈 캐릭터 등 다양한 스티커(이모티콘)를 판매 중이다. 메신저를 통해 먼저 인기를 끈 캐릭터의 경우 인테리어 소품, 인형, 볼펜 등 다양한 캐릭터 상품 출시로도 이어진다. 지난달 11일 네이버 라인의 라인프렌즈는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 때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알리바바 ‘티몰’에서 외국 브랜드 최초로 완구류 판매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라인프렌즈 측은 행사 시작 3시간 만에 1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중국 소비자들은 곰돌이 모양의 캐릭터 ‘브라운’을 활용한 목베개와 헤어밴드, 대형 인형 등을 구매하며 열광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커지는 이모티콘 시장] 이모티콘, 대박났다 전해라∼
입력 2015-12-19 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