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첼시는 존 테리, 브라니슬라프 이바노비치 등이 주축이 돼 10년 동안 만들어진 팀이다. 따라서 첼시는 앞으로 10년 동안 유럽을 지배할 수 있다.”
스스로를 ‘스페셜 원(특별한 사람)’이라고 칭하는 조제 모리뉴(52·사진) 첼시 감독이 지난 7월 2015-2016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1부 리그) 개막을 앞두고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과의 인터뷰에서 한 발언이다. 그러나 첼시는 현재 ‘유럽 10년 지배’는커녕 EPL 잔류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일각에서는 모리뉴 감독을 괴롭혀 왔던 ‘3년차 징크스’가 다시 살아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첼시는 17일 현재 4승3무9패(승점 15)로 리그 16위에 머물러 있다. 강등권인 18위 노리치 시티(승점 14)와의 승점 차는 단 1점이다. ‘디펜딩 챔피언’ 첼시가 우승 경쟁이 아니라 강등 경쟁을 하고 있는 셈이다.
모리뉴 감독은 사령탑에 오르는 팀마다 2년 차에 최고의 성적을 거둬 왔다. 포르투(포르투갈) 2년 차였던 2002-2003 시즌 미니 트레블(포르투갈 리그·포르투갈컵·UEFA컵)을 달성했다. 첼시에서 맞이한 2년 차인 2005-2006 시즌엔 EPL과 커뮤니티 실드(EPL 우승팀과 FA컵 우승팀이 맞붙는 대회) 정상에 올랐다. 인터 밀란(이탈리아) 시절 2년 차였던 2009-2010 시절에도 트레블(세리에 A·코파 이탈리아·UEFA 챔피언스리그)을 달성했다.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2년 차엔 프리메라리가와 수페르코파 에스파뇰라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2014-2015 시즌 첼시에서 맞은 2년 차엔 EPL과 캐피털 원컵 우승을 차지했다.
그런데 모리뉴 감독은 취임 3년 차에 접어들면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모리뉴 감독은 팀을 한 시즌 바짝 조여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어도 ‘원 팀’을 만들어 꾸준히 좋은 성적을 이어가는 능력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첼시 같은 빅 클럽의 감독은 단순히 축구 선수들을 조련하는 존재가 아니다. 어마어마한 몸값을 자랑하는 스타들을 하나로 묶어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모리뉴 감독은 3년 차 들어 선수단을 장악하는 데 문제점을 보이고 있다.
일부 첼시 선수는 모리뉴 감독에게 반기를 들고 있다. 디에고 코스타(27)가 지난달 29일 토트넘과의 원정경기에서는 교체 투입되지 못하자 조끼를 집어 던지며 불만을 드러낸 것이 대표적인 사건이다.
영국 언론들은 첼시 경영진이 모리뉴 감독의 거취를 결정하기 위해 논의를 나눴다고 전했다. ESPN에 따르면 첼시 경영진은 모리뉴 감독이 선수단 장악력을 잃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선수들이 모리뉴 감독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것이 첼시 경영진의 생각이다.
모리뉴 감독은 EPL 13회 우승과 FA컵 5회 우승에 빛나는 알렉스 퍼거슨(74)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에 필적하는 위업을 쌓기를 원한다. 하지만 ‘3년 차 징크스’를 넘어야 가능한 일이다.
김태현 기자
몰리는 첼시감독 모리뉴 ‘3년차 징크스’?… ‘디펜딩 챔피언’ 첼시 리그 16위 추락
입력 2015-12-18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