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성탄절을 앞두고 소외된 이웃을 방문해 성탄의 뜻을 나누는 ‘고난의 현장에서 드리는 성탄 기도회’를 연다고 17일 밝혔다.
김영주(사진) NCCK 총무는 이날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힘들고 소외된 자들 옆에서 함께 울어주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며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김 총무는 “강자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가고 있어 안타깝다”며 “큰 사람과 작은 사람이 싸울 때 중립을 지키는 건 강자를 편드는 것과 다를 게 없다. 작은 사람 편에 서야 기독교인이다”라고 강조했다.
기도회는 오는 21일과 22일 잇따라 열린다. 김 총무를 비롯한 NCCK 소속 목회자들은 21일 세월호 유가족이 있는 전남 진도 동거차도를 방문한다. 동거차도는 세월호가 침몰해 있는 맹골수로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섬이다. 세월호 유가족 중 일부는 현재 동거차도에 머물면서 참사 현장을 지키고 있다. 세월호 인양작업을 직접 지켜보기 위해서다.
22일에는 사측의 노동 탄압에 항의하며 서울 종로에서 노숙농성 중인 동양시멘트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들을 만난다. 이날 오후에는 시리아 난민들을 찾아가 연대의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NCCK 정의평화위원회 부장인 박영락 목사는 “고난 받는 이들에게 성탄의 소식을 전하면서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목회자들이 그들의 손을 잡고 기도하고 예배드리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며 “춥고 어두운 곳에서 외로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이들 옆에 한국교회가 함께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NCCK는 이날 전향적인 자세로 동성애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는 취지를 담은 외국 서적을 번역·출간했다고 밝혔다. 1974∼78년 세계교회협의회(WCC) 부총무를 지낸 뉴질랜드 목회자 알렌 브레쉬 목사가 쓴 ‘우리들의 차이에 직면하다’이다. 95년에 발간된 책은 75쪽 분량이며 총 7장으로 구성돼 있다. 책에는 ‘교회 그리고 게이, 레즈비언 교인들’이라는 소제목이 붙었다. 브레쉬 목사는 동성애 문제를 성서적으로 파고들면서 WCC 임원으로서 동성애 문제를 다루며 느낀 소회를 전한다.
김 총무는 “NCCK는 진보·보수 교단이 공존하는 기구이기에 우리의 신학적 입장이 무엇이라고 규정할 수는 없다”면서 “하지만 동성애를 공론의 장에 내놓고 대화를 해보자는 취지에서 책을 내놓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NCCK “동성애 공론의 장에 내놓고 대화해 봐야”
입력 2015-12-17 18: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