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권교체 훼방꾼 책임 물을 것”… 비주류에 선전포고

입력 2015-12-16 21:16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오른쪽)가 16일 국회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전병헌 최고위원. 이병주 기자

이틀간의 정국 구상을 마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안철수 의원 탈당사태 이전보다 훨씬 더 강경한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당 내부로는 ‘정권교체 훼방꾼 엄단’과 ‘공천혁명’을 선언하고, 밖으로는 박근혜정부와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문 대표 주도의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조기 총선체제 전환에 착수했다.

문 대표는 16일 국회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내 투쟁을 야기해 결과적으로 정권교체를 방해하는 세력에 이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더 이상 흔들리지 않겠다. 사즉생(死則生)의 각오로 난국을 돌파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혁신을 당내 권력투쟁으로 전락시키려는 시도는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어떤 기득권적 요구에도 굴복하거나 타협하지 않겠다”고 했다. 자신의 사퇴와 혁신안 수정을 요구하는 비주류 진영에 선전포고를 한 셈이다.

문 대표는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자 일주일 넘게 최고위에 불참하고 있는 이종걸 원내대표에게도 경고성 발언을 했다. 주류인 진성준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사견을 전제로 “당연직 최고위원인 원내대표가 고의로 당무 거부를 한다면 해당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했다.

문 대표의 강수 두기는 안 의원 탈당 후폭풍을 차단하고, 이번 기회에 비주류를 확실히 제압해 흔들리지 않는 리더십을 구축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문 대표 측은 “당원과 국민은 분열의 책임이 안 의원에게 있다고 보는 것 아니냐. 차제에 당 기강을 바로 세우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정치연합은 다음 주까지 조기 총선체제 구축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문 대표 최측근인 최재성 총무본부장은 이르면 17일 총선 불출마를 재확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류 진영은 “(새정치연합은) 집권할 수도, 집권해서도 안 되는 당”이라고 한 안 의원의 전날 부산 발언을 강력 비난했다. 한 핵심 당직자는 “자기가 마시던 우물에 침을 뱉지 말라는 얘기가 있다. 안 의원이 혁신 대상으로 꼽았던 막말을 스스로 내뱉은 꼴”이라고 했다.

한편 무소속이 된 안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며 ‘야당성’을 강하게 드러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무책임과 무능의 바이러스가 대한민국을 중병에 빠뜨리고 있는데, 대통령은 국정 무능을 남 탓으로 돌리고 있다”며 “이토록 무책임한 대통령은 헌정 사상 처음”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또 여야 모두 “무책임하고 무능하다”며 “국민의 무서움을 보여줘야 한다”고도 했다.

최승욱 고승혁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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