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안북도가 고향인 이형석(19·가명)군은 2년 전 홀로 압록강을 건넜다. 부모는 경제적 이유를 핑계로 어릴 적 그를 버렸다. 돌봐 줄 친척도 없어 장터 등을 전전하며 살았다. 먹고 살 길을 찾기 어려워 결국 탈북을 결심했다.
고단한 삶이 준 상처를 보듬어 준 한국의 처소에서 이군은 15일 특별한 경험을 했다. 태어나 처음으로 ‘성탄’의 의미를 알게 된 것.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 김경원 목사)는 이날 천안 동남구 드림학교에서 이 학교 학생 50여명과 성탄축하 예배를 드렸다. 드림학교는 탈북민을 위한 기독교대안학교다.
김경원 대표회장은 “연고가 없어 외로움을 많이 타고 있는 탈북 청소년을 복음으로 위로하고 성탄의 기쁨을 함께 나누기 위해 예배를 드리게 됐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날 ‘참 좋은 친구 예수’를 제목으로 설교한 한목협 상임회장 한안섭 목사는 “성탄은 우리의 친구인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날로 예수님은 순결하고 사랑이 많으신 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수님은 우리의 고통과 외로움을 알고 계신다”며 “예수님을 구주로 믿고 내 죄를 주님이 담당하셨다는 것을 고백하면 예수님이 영원토록 변하지 않고 친구가 되어주신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한국교회의 연합과, 사회를 향한 교회의 온전한 섬김’ ‘탈북 청소년들이 지속적인 사랑과 관심 속에 성장할 것’ ‘남북의 평화통일’ 등을 위해 기도했다.
이어진 성탄음악회에서는 서울 서현교회 씨엘중창단이 크리스마스 캐럴을, 팝페라 가수 이승한 목사가 찬양 ‘하나님의 은혜’를 부르며 성탄의 기쁨을 나눴다. 이후 탈북청소년들에게 성탄선물을 전달하는 시간도 가졌다.
한목협은 이날 한국교회와 사회에 호소문을 발표하고 탈북 청소년을 향한 관심과 배려를 촉구했다. 한목협은 “한국에 입국한 탈북 청소년 중에 정규학교에 들어가지 못하고 탈선의 유혹에 노출되거나 외로움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이들이 많다”면서 “한국교회와 정부는 사회에서 소외되고 차별받는 탈북 청소년의 아픔과 상처를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위로하며 문제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목협은 추후 소속교회들의 성탄헌금을 일부 모아 드림학교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탈북 학생들에 ‘성탄의 기쁨’ 선물
입력 2015-12-16 19:21 수정 2015-12-16 20: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