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집 아들이 복음 전하는 전도사 됐다고요”… 개그맨 출신으로 간증집회 인도하는 배영만

입력 2015-12-16 18:04
배영만 전도사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파란만장했던 삶과 신앙을 이야기하고 있다. 익살스런 그의 표정에서 크리스천으로 사는 행복감이 묻어난다. 전호광 인턴기자

연예인들은 대체로 자신의 어두운 과거를 밝히기를 꺼린다. 그러나 개그맨 배영만(56·부천 우리교회좋은교회) 전도사는 달랐다. 1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만난 배 전도사는 파란만장한 과거사를 이야기하기에 앞서 “하나님의 은혜”라는 말부터 꺼냈다. 이야기하는 중간중간 그의 감사고백은 계속 이어졌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제가 도박의 구렁텅이에서 빠져 나온 것, 술 담배를 끊고 후두암에서 치유된 것, 아내의 전도를 받아 예수님을 믿고 복음을 전하는 전도사가 된 것 등. 정말 하나님께 감사할 것 투성이입니다(웃음).”

그의 모친은 법당에서 굿을 하는 무속인이었다. 하지만 어린 시절 그는 교회에서 놀고 찬송가를 들으며 자랐다.

“충북 청주 집 바로 앞에 교회가 있었어요. 희한하게도 어머니가 무속인 인데 교회 목사님은 우리 무당집 아이들을 잘 돌봐 주셨어요. 지금은 원로 목사님이 되셨는데, 그때를 생각하면 너무 고마운 분이시지요.”

그는 1983년 MBC 개그콘테스트에서 입상하며 개그맨이 됐다. ‘참 나∼ 왜 그러냐고요’ ‘맞다고요’ ‘아니라고요’ ‘알았다고요’ 등 여러 유행어로 스타덤에 올랐다. 드라마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에서 마을버스 운전기사 역을 맡아 연기자로도 이름을 알렸다.

한창 잘 나가던 그는 그만 도박에 손을 대면서 하루아침에 인생 곤두박질을 쳤다. 잠시 당시를 떠올리던 배 전도사는 “그것조차 하나님의 사랑고 은혜였다”고 고백했다.

그는 나이트클럽에서 DJ를 하며 돈을 많이 벌었다. 밤무대를 뛰는 사람들과 노름을 하기 시작했는데, 그 시간이 너무 재밌어 쉽게 빠져나오지 못했다.

“어느 날 장모님이 타짜(도박전문가)를 데려왔어요. 타짜가 제 앞에서 카드를 섞으며 속이는 카드가 무엇인지 알려줬어요. 그것을 보고나서야 ‘그동안 내가 속았구나'란 생각을 하게 됐지요. 그리곤 바로 도박을 끊었습니다.”

경제적 어려움 외에 가정적으로 큰 아픔도 있었다. 98년 갓 돌이 지난 딸이 돌연사했다. 그는 “딸은 갑자기 호흡 곤란으로 목숨을 잃었다. 딸이 얼마나 숨이 막혔을까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아프다”고 눈물을 흘렸다.

10년 전에는 후두암 진단을 받았던 사실도 들려줬다. 그는 “당시 병원에서 암 진단을 받고 너무 놀라 바지에 소변을 봤다”며 웃었다. “며칠 밤낮을 하나님께 살려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살려주시면 더 이상 나쁜 짓 하지 않고 하나님만을 위해 살겠다고 서원기도까지 드렸어요. 그 덕분에 지금은 완치돼 복음 전하는 일에만 힘쓰고 있습니다.”

그는 신실한 크리스천이다. 늘 성경을 읽고 찬송하며 생활한다. 그리고 하나님이 자신을 처음부터 선택하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아세아연합신학대(ACTS)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강도사가 된 뒤 국내외를 돌며 간증집회를 열고 있다.

배 전도사는 다음달 1일부터 경기도 고양시 자택에 가정교회를 설립할 계획이다. 영육간에 아픈 사람들을 돌보는 치유사역을 본격적으로 실천하기 위함이다. 배 전도사는 “밤무대를 나가지 않으니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책임져 주신다”며 “예수 복음만을 전하는 온전한 사역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