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들은 대체로 자신의 어두운 과거를 밝히기를 꺼린다. 그러나 개그맨 배영만(56·부천 우리교회좋은교회) 전도사는 달랐다. 1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만난 배 전도사는 파란만장한 과거사를 이야기하기에 앞서 “하나님의 은혜”라는 말부터 꺼냈다. 이야기하는 중간중간 그의 감사고백은 계속 이어졌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제가 도박의 구렁텅이에서 빠져 나온 것, 술 담배를 끊고 후두암에서 치유된 것, 아내의 전도를 받아 예수님을 믿고 복음을 전하는 전도사가 된 것 등. 정말 하나님께 감사할 것 투성이입니다(웃음).”
그의 모친은 법당에서 굿을 하는 무속인이었다. 하지만 어린 시절 그는 교회에서 놀고 찬송가를 들으며 자랐다.
“충북 청주 집 바로 앞에 교회가 있었어요. 희한하게도 어머니가 무속인 인데 교회 목사님은 우리 무당집 아이들을 잘 돌봐 주셨어요. 지금은 원로 목사님이 되셨는데, 그때를 생각하면 너무 고마운 분이시지요.”
그는 1983년 MBC 개그콘테스트에서 입상하며 개그맨이 됐다. ‘참 나∼ 왜 그러냐고요’ ‘맞다고요’ ‘아니라고요’ ‘알았다고요’ 등 여러 유행어로 스타덤에 올랐다. 드라마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에서 마을버스 운전기사 역을 맡아 연기자로도 이름을 알렸다.
한창 잘 나가던 그는 그만 도박에 손을 대면서 하루아침에 인생 곤두박질을 쳤다. 잠시 당시를 떠올리던 배 전도사는 “그것조차 하나님의 사랑고 은혜였다”고 고백했다.
그는 나이트클럽에서 DJ를 하며 돈을 많이 벌었다. 밤무대를 뛰는 사람들과 노름을 하기 시작했는데, 그 시간이 너무 재밌어 쉽게 빠져나오지 못했다.
“어느 날 장모님이 타짜(도박전문가)를 데려왔어요. 타짜가 제 앞에서 카드를 섞으며 속이는 카드가 무엇인지 알려줬어요. 그것을 보고나서야 ‘그동안 내가 속았구나'란 생각을 하게 됐지요. 그리곤 바로 도박을 끊었습니다.”
경제적 어려움 외에 가정적으로 큰 아픔도 있었다. 98년 갓 돌이 지난 딸이 돌연사했다. 그는 “딸은 갑자기 호흡 곤란으로 목숨을 잃었다. 딸이 얼마나 숨이 막혔을까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아프다”고 눈물을 흘렸다.
10년 전에는 후두암 진단을 받았던 사실도 들려줬다. 그는 “당시 병원에서 암 진단을 받고 너무 놀라 바지에 소변을 봤다”며 웃었다. “며칠 밤낮을 하나님께 살려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살려주시면 더 이상 나쁜 짓 하지 않고 하나님만을 위해 살겠다고 서원기도까지 드렸어요. 그 덕분에 지금은 완치돼 복음 전하는 일에만 힘쓰고 있습니다.”
그는 신실한 크리스천이다. 늘 성경을 읽고 찬송하며 생활한다. 그리고 하나님이 자신을 처음부터 선택하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아세아연합신학대(ACTS)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강도사가 된 뒤 국내외를 돌며 간증집회를 열고 있다.
배 전도사는 다음달 1일부터 경기도 고양시 자택에 가정교회를 설립할 계획이다. 영육간에 아픈 사람들을 돌보는 치유사역을 본격적으로 실천하기 위함이다. 배 전도사는 “밤무대를 나가지 않으니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책임져 주신다”며 “예수 복음만을 전하는 온전한 사역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무당집 아들이 복음 전하는 전도사 됐다고요”… 개그맨 출신으로 간증집회 인도하는 배영만
입력 2015-12-16 1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