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팔 사건 핵심’ 강태용 국내 도착, 대구지검 압송 “조희팔 2011년 겨울 죽었다”

입력 2015-12-16 19:45 수정 2015-12-17 00:26
금융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의 ‘오른팔’로 이 사건의 핵심 열쇠를 쥐고 있는 강태용이 16일 한국으로 송환돼 대구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강씨는 사건 발생 직전인 2008년 11월 중국으로 출국해 숨어 지내다 지난 10월 10일 중국 공안에 검거됐다. 연합뉴스

희대의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의 최측근 강태용(54)씨가 중국에서 붙잡힌 지 68일 만에 국내에 송환됐다. 검찰은 “조희팔은 죽었다”고 주장하는 강씨를 상대로 사건 전모를 밝혀야 하는 숙제를 떠안았다.

대검찰청 국제협력단과 대구지검은 16일 중국 정부의 강제추방 명령을 받은 강씨를 중국 난징 공항에서 체포한 뒤 오후 1시55분 비행기로 김해공항을 통해 대구지검으로 압송해 밤늦게까지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조사실에서 강태용에게 진술거부권 등을 사전 고지한 뒤 금융 다단계 유사수신 사기 범행 전반에 대해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오후 5시57분쯤 대구지검에 도착한 강씨는 푸른색 마스크와 검은색 모자로 얼굴을 가린 채 조희팔 생사를 묻는 질문에 “죽었다”고 답했다. 죽음을 직접 봤느냐는 물음에는 “네”, 사망 시기에 대해서는 “2011년 겨울”이라고 했다. 정·관계 로비 리스트에 대해선 말없이 고개만 저었다. 현장에 있던 피해자들에게는 “죽을죄를 지었다”고 했다.

강씨는 지난 10월 10일 중국 장쑤성 우시시 한 아파트에서 잠복 중이던 중국 공안에 붙잡혔다. 2008년 말 중국으로 도주한 지 7년 만이다. 검찰은 강씨를 상대로 은닉자금, 조희팔 생사, 검·경 및 정·관계 로비 등 핵심 의혹을 조사할 방침이다.

강씨는 중국에서도 조희팔이 죽었다고 진술했고, 로비 의혹에 대해선 입을 닫았다. 이에 따라 검찰은 피해 구제를 위한 은닉자금 수사에 집중해 왔다. 검찰은 강씨가 중국에 있는 동안 조희팔 아들과 내연녀, 전직 경찰관 2명 등 사건 관련자 15명을 구속하고 앞서 찾아낸 1200억원 상당의 은닉자금 외에 계좌추적 등으로 100억여원을 추가로 파악했다.

검찰은 이르면 17일 강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다. 강씨의 혐의는 현재 사기, 뇌물공여, 횡령, 범죄수익 은닉 규제법 위반 등 30여건에 이른다.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사건도 수두룩하다.

강씨는 조희팔과 함께 2004∼2008년 의료기기 대여업 등으로 고수익을 낸다며 2만5000여명을 모아 사기행각을 벌였다. 공식 집계 피해액도 2조5000억여원에 이른다. 대구=최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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