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10년간 대졸자 79만명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학생과 학부모가 선호하는 사범·경영계열 등의 구직난은 심각해지고 공대계열은 오히려 인력이 부족한 ‘일자리 미스매치’가 심화될 것이라고 한다. 한쪽에서는 일자리가 없어서, 다른 쪽에서는 사람을 못 구해 아우성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고용노동부의 ‘2014∼2024 대학 전공별 인력수급 전망’에 따르면 10년간 4년제 대학 졸업자 32만1000명, 전문대 졸업자 47만1000명 등 총 79만2000명이 노동시장의 수요를 초과해 공급될 것으로 예상됐다. 공학·의학계열을 제외하고는 모두 공급이 넘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 전공으로 들여다보면 경영·경제, 중등교육, 사회과학 등에서 인력 초과 공급이 심각했다. 반면 기계·금속, 전기·전자 등은 구인난에 허덕일 것으로 전망됐다. ‘인문계 90%가 논다’는 ‘인구론’이 그냥 만들어진 말이 아닌 것이다.
우리나라 청년층(25∼34세)의 지난해 대학진학률은 6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단연 1위다. OECD 평균 41%의 1.5배 수준이다. 반면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발표한 2014년 대학 경쟁력 조사에서 한국은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높은 교육열 등으로 고학력자를 매년 대거 쏟아내고 있지만 이에 걸맞은 양질의 두뇌는 배출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금처럼 대졸자 초과 공급과 인문계 쏠림 현상이 지속되는 한 대졸 청년들의 고용절벽은 더욱 가파르고 깊어질 것이 자명하다. 정부는 이번 전망을 바탕으로 미래 인재양성 정책을 치밀하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 교육부는 진행 중인 대학 구조개혁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국회는 대학 정원 감축과 부실 대학 퇴출의 법적 근거인 대학구조개혁법을 하루빨리 통과시켜야 한다. 대학에 가지 않아도 직업을 가질 수 있는 다양한 환경 구축도 시급하다.
[사설] 대졸자 과잉 및 전공별 수급 불일치 해법 시급하다
입력 2015-12-16 17: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