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웠던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사실상 마감됐다.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극심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이뤄졌다.
역대 최다인 22명이 권리를 신청한 올 FA 시장에서는 초대형 계약이 연이어 터졌다. 박석민은 삼성을 떠나 4년 최대 96억원에 NC와 계약해 역대 FA 최고 계약 기록을 넘어섰다. 왼손 불펜 정우람도 4년 84억원에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김태균은 원소속구단인 한화와 4년 84억원에 계약했다. 4년 기준 80억원 이상의 초대형 계약이 세 건이나 성사됐고, 60억원대 계약도 두 건 나왔다. 계약 총액 723억2000만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정반대도 있었다. 외야수 박재상은 원소속구단과의 우선협상은 물론 타구단 협상 기간에도 계약하지 못하고 결국 원소속팀 SK와 1+1년 5억5000만원이라는 헐값에 사인했다. 계약기간과 총액 모두 자신이 원했던 조건과 격차가 컸지만 미아가 되지 않으려면 SK가 제시한 조건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내야수 고영민은 아직도 미계약자로 남았다. 매해 몸값 폭등과 미아가 동시에 발생하면서 FA 등급제 등이 시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각 구단과 선수는 이제 연봉 전쟁을 앞두고 있다. 특히 내년 FA 자격을 얻는 선수들이 얼마나 ‘예비 FA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을지 관심이다. FA 선수가 타 구단에 이적할 경우 원소속팀은 연봉의 300%를 받거나 연봉 200%와 선수 한 명을 보상받는다. 이에 각 구단은 ‘보험’같이 예비 FA 선수들의 연봉을 크게 올려준다. 내년에 FA 자격을 취득하는 선수는 SK 김광현과 KIA 양현종, 삼성 차우찬 최형우, 롯데 황재균 등이다. 이 중 김광현과 최형우는 올해 6억원을 받았다. 따라서 내년 시즌 연봉이 최대 10억원까지 올라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황재균과 차우찬도 올해 각각 3억1000만원과 3억원을 받았기 때문에 내년 5억원 이상의 고액 연봉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구단 중에선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두산이 치열한 연봉 협상을 앞두고 있다. 올 시즌 나란히 2억원을 받은 투수 유희관과 포수 양의지는 개인 성적 면에서도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유희관은 18승5패, 방어율 3.94로 다승 2위에 올랐다. 양의지는 타율 0.326 20홈런 93타점으로 2년 연속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한국시리즈에서 팀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마무리를 훌륭하게 해결했던 이현승도 연봉이 1억5500만원에서 수직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프로야구 이제부터 연봉 전쟁… ‘빈익빈 부익부’ FA 시장 사실상 마무리
입력 2015-12-17 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