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성 기형으로 고통받아온 남수단 소년이 한국군 파병부대의 주선으로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치료를 받게 됐다.
군 합동참모본부는 16일 “남수단 종글레이주 만델라초등학교 2학년 렝 가랑 렝(11)군이 다리 교정수술을 받기 위해 전날 입국했다”며 “17일 교정수술을 받는다”고 밝혔다.
종글레이 주정부는 지난 10월 12일 자신들의 힘으로는 치료가 불가능한 환자가 있다며 한빛부대에 치료지원이 가능한지 물어왔다. 한빛부대는 2013년부터 내전으로 황폐화된 남수단 재건을 지원하기 위해 이곳에 주둔 중이다.
한빛부대 의료진은 양쪽 다리가 심하게 휜 렝군을 부대로 데려와 X선 촬영을 했고, 현지 의료진만으로는 치료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후 의료진은 국내 대형병원들과 민간단체에 도움을 요청하는 메일을 보냈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이 렝군의 교정수술과 재활치료를 무료로 해주겠다고 선뜻 나섰다. 이 병원과 난치병 환자 돕기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천일오토모빌도 돕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이 4000만원, 천일오토모빌이 2000만원을 렝군의 치료비로 부담키로 했다. 한빛부대는 항공료와 의류비. 식비를 지원했다. 렝군과 함께 한국에 온 사촌형 아위덴 뎅 렝(20)씨는 “우리 가족에게 기적이 일어났다”며 “한국은 남수단에 진정으로 도움을 주는 고마운 나라”라고 말했다. 렝군 아버지는 2009년 수단 내전 중 사망했고 어머니는 두 동생을 돌봐야 해 사촌형이 동행했다. 과거 이라크에 파병된 자이툰 부대도 심장병 환자 등 어린이 14명의 방한치료를 주선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다리 장애’ 남수단 소년, 軍 도움으로 국내서 치료한다
입력 2015-12-16 2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