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추운 겨울 한철 남국 체류 여행 어때요

입력 2015-12-17 19:22

‘한껏 게으르게, 온전히 쉴 수 있는 체류 여행.’ 이 책의 부제처럼 여행가인 저자는 12년 동안 80개국을 홀로 다니면서 산책, 독서, 휴식 등으로 느릿느릿 시간을 보냈다. 겨울철에는 인도네시아 발리, 스리랑카, 태국 치앙마이, 라오스 등 따뜻한 곳에서 서두르지 않고 슬렁슬렁 돌아다녔다. 물가가 싸고, 여자 혼자 머물러도 안전하며, 문화적인 인프라가 풍부한 곳이다.

혼자 여행을 다니려면 혼자서도 잘 노는 기술이 필요하다. 혼자 밥 먹는 일이 아무렇지 않아야 하고, 여행지에서 시간이 흐르는 걸 잊어버릴 정도로 몰두할 수 있는 취미가 하나쯤 있어야 한다. 책 읽기, 그림 그리기, 뜨개질하기 등 뭔가에 빠져들어야 한다. ‘멍 때리기’의 대가여도 괜찮다. 이를 통해 덜 쓰고 덜 갖되 충만한 시간을 보내는 삶의 방식을 배웠다.

푸른 생명의 의지가 넘실대는 초록의 섬 발리, 야생동물과 옛 도시의 흔적을 간직한 스리랑카, 덜 벌어도 삶에 더 충실한 예술가들의 터전 치앙마이, 고요한 새벽의 나라였으나 여행객들로 인해 변해버린 라오스. “가까우면서도 색다른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이곳을 여행하면서 일상에 시들어진 자신에게 재충전의 시간을 선물하는 건 어떨까”라고 저자는 권한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