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김범태 순천향대 부천병원 교수] “치료 경험 성과 환자에 돌려드려야죠”

입력 2015-12-20 18:11

최근 임상진료 현장에서 얻은 생각들을 발명 특허로 등록한 의사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외과 김범태(사진) 교수다. 김 교수는 지난 10월 특허청으로부터 ‘수술용 보조테이블’ 특허를 받은데 이어, 이달 초 ‘하이브리드 오퍼레이션 테이블’에 특허 등록도 마쳤다.

“환자 치료 과정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환자 진료와 치료, 수술에 도움을 주는 방법이 무엇일까 항상 고민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괴짜다, 아이디어가 좋다’라고 말하죠. 의사가 임상치료 과정에서 얻은 창의적인 생각을 하나의 발명으로 만드다는 것 자체가 흥미롭고 재미있는 일입니다.”

김 교수는 25년 동안의 임상진료 현장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고, 이를 환자 진료나 치료·수술에 적용해 보다 좋은 방법들을 찾기 위해 고민한다 말했다. 특히 모든 의사들이 이러한 생각과 고민을 하고 있지만 이를 실제 발명이나 특허로 연결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는 것이다. 김범태 교수는 신경외과 의사로 뇌혈관 수술을 주로 하다보면 좀더 개선된 방법, 환자 치료와 회복에 더 도움이 되는 방법들을 항상 고민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고민의 첫 번째 결실이 ‘수술용 보조테이블’이다. 이는 정말 단순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수술을 집도하는 의사가 수술도구를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는 없을까라는 질문에서 특허 등록이라는 결과로 이어진 것. 이 장비는 수술 부위에 수술도구를 가깝게 배치할 수 있도록 돕는 보조 도구다. 중재술 등 뇌혈관내치료나 심혈관 등의 수술 시 허벅지 혈관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기존 수술용 보조테이블은 수술 부위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수술자가 수술도구를 직접 다루는 데 불편함이 많았다. 김 교수는 “수술용 보조테이블은 골판지나 스티로폼 등 가벼운 재질로 만들어져 필요 시 수술자가 원하는 위치로 쉽게 이동이 가능해 혈관수술에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순천향대 부천병원 수술실에서는 해당 도구를 사용하고 있다.

이어 지난 12월3일자로 특허를 받은 ‘하이브리드 오퍼레이션 테이블’은 혈관조영술과 뇌혈관수술을 동시에 하게 되는 경우, 수술실 이동 없이 한 곳에서 수술을 할 수 있게 고안된 수술대이다. 특히 이 수술용 테이블은 혈관조영술과 함께 머리부분 폭을 좁게 해 뇌혈관 수술도 용이하게 디자인됐다. 김 교수는 “이 특허는 뇌혈관수술을 보다 편리하게 하고, 혈관조영술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수술테이블이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이동장치를 달아 이동이 가능하도록 한 점도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임상현장에서의 경험이 특허 등록이라는 결과로 이어진 것은 김 교수의 노력과 순천향대학교 산합협력단의 지원이 있어서 가능했다. 김 교수는 “아이디어만 있다고 특허라는 결과가 바로 나오는 것은 아니다. 2년 이상의 개발과 특허 등록 과정에서 산학협력단의 뒷받침이 있어 가능했다”고 말했다.

“환자의 치료 경험에서 얻은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특허 등록은 나만의 지적재산권을 검증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릅니다.” 환자 치료경험을 다시 환자에게 돌려주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김범태 교수는 “후배 의사들도 본인의 임상 현장의 경험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명으로 만드는데 조금 더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송병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