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는 진화한다’. 한때 유행했던 광고 카피다. 스포츠는 경기 규칙은 물론 무엇이든 바꿀 준비가 돼 있다. 미디어 친화적인 목적도 있지만 종국에는 생존 자체가 목적이다. 세계적으로 적용되는 골프 규칙을 제정하는 영국왕립골프협회(R&A)는 18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지만 여전히 새로운 골프 규칙을 만들어내고 있다. 다음 달 1일부터 적용될 새 규칙은 샤프트 끝부분을 배나 가슴에 고정시켜 스트로크하는 이른바 ‘롱퍼터’ 사용 금지다.
올림픽 종목이 된 지 15년밖에 되지 않는 태권도의 변신 역시 생존을 위한 몸부림에 가깝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판정에 불복한 선수가 심판을 폭행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2012년 런던올림픽 때 펜싱처럼 자동 채점되는 전자호구 시스템이 처음 도입됐다. 내년 리우올림픽 때는 좀더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되도록 전자호구 시스템을 개량하고 머리 공격도 자동 채점되는 전자 헤드기어를 채택한다. 강호들의 경연장인 태권도 그랑프리대회 선수 입장 시 어린이를 동반하는 모습에서는 축구가 연상된다. 연간 3차례 그랑프리와 연말 그랑프리 파이널 경기 방식은 김연아의 피겨스케이팅에서 벤치마킹했다. 태권도는 더 빨리 진화한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즐감 스포츠] 매년 변신 거듭하는 태권도
입력 2015-12-16 17: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