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수술 잘하는 병원-이대목동병원 김한수 교수] 완벽한 협진 구축…두경부암 수술 시간 대폭 줄여

입력 2015-12-20 18:01
김한수 교수는 두경부암 예방을 위해 이비인후과를 내원해 간단한 후두내시경 검사를 받아볼 것을 당부했다.

두경부암으로 고통 받는 한국인이 늘고 있다. 두경부암은 오랜 흡연과 지나친 음주 습관, HPV(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 등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다. 단어에서 그 뜻을 유추할 수 있듯 먹고 말하는 기능을 관장하는 얼굴과 목에 생겨난 악성 종양이다.

두경부암의 대표적인 증상은 쉰 목소리와 2주 이상 낫지 않는 궤양, 출혈, 입냄새 등이다. 모두 간과하기 쉬운 증상이다. 이에 대해 김한수 이대목동병원 두경부암센터장은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상당수는 내원 당시부터 심한 입 냄새가 난다. 가벼운 증상이지만 구강에 암이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을 못해 병을 키운다”고 말했다.

두경부암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후두암은 흡연이 강력한 원인으로 꼽힌다. 오랜 기간 흡연을 했다면 후두암 예방을 위해 이비인후과 조기검진은 필수다. 김 교수는 “이비인후과를 내원해 간단하고 저렴한 후두내시경만 받아도 후두암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며 “두경부암이 폐암이나 위암과 비교했을 때 그 발생빈도는 낮지만 흡연 인구와 술 문화에 익숙한 한국인의 생활패턴을 고려하다면 결코 간과해선 안 되는 암”이라고 강조했다.

두경부암 치료의 기본 원칙은 완벽한 암 절제다. 주변으로 전이가 빠른 두경부암 특성 때문에 과거에는 암 덩어리 주변까지 충분한 절제를 지향했다. 하지만 수술도구와 수술법 진화로 초기 후두암의 경우 레이저 절제술과 방사선 치료만으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고 수술범위가 넓더라도 인공성대 삽입술과 같은 재건술로 기능의 상실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 김 교수는 “과거에는 절제술 후 기능의 상실로 삶의 질 저하를 겪는 환자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 구강암이나 후두암에서 수술 후 장애 비율을 최소화하는 재건술이 적극적으로 시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가 속한 이대목동병원 두경부암센터는 이비인후-두경부외과 전문의와 재건을 위한 성경외과, 항암-방사선치료를 위한 혈액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등으로 구성됐다. 김 교수는 성공적인 두경부암 치료를 위해 협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생의 가치를 고려한 치료 계획에 있어 종양의 절제만큼이나 기능의 상실을 막는 재건술이 중요하다”며 “협진이 얼마나 이뤄지느냐의 따라 기능의 보존과 수술 후 삶의 질 정도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두경부암은 절제부터 재건술까지 수술 시간도 반나절이 소요된다. 이대목동병원의 경우 수술시간을 3분의 1정도 줄였다. 비결을 묻자 팀워크라고 답했다. 김 교수는 “특정 진료과가 진두지휘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과가 능동적으로 수술계획을 세우고 주도적으로 참여한다”며 “환자에게 신체적 부담을 줄 수 있는 수술시간을 줄여나갈 수 있도록 의료진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두경부암센터의 또 다른 강점은 수술 후 환자가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을 받도록 한다는 점이다. 암 수술에 따른 정신적 충격을 줄이고 빠른 회복을 돕기 위한 노력이다. 김 교수는 “암만 떼어내는 시대를 지나 완치 후 남은 생애를 행복하게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단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