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직접 정의화 국회의장에게 노동개혁 5개법과 경제활성화법, 테러방지법을 선거법보다 먼저 직권상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삼권분립 정신에 따라 입법부와 엄연히 구분된 행정부가 입법부 수장에게 개별 법안에 대해 직권상정을 공식 요구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일각에선 청와대가 국회의 고유 권한인 입법권을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은 15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전 국회로 가 정의화 국회의장을 뵙고 경제위기에 대비하는 노동개혁법, 경제활성화법, 국민안전에 필요한 테러방지법을 외면하고 선거법만 먼저 처리한다는 것은 정부 입장에서 납득하기 어렵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정 의장이 전날 여야가 선거구 획정에 대해 합의하지 못할 경우 직권상정을 해서라도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며 “다른 법안은 (직권상정이) 힘들다”고 한 데 따른 것이다.
현 수석은 특히 “선거법이나 경제활성화법 등도 직권상정하기에는 똑같이 (법적 근거가) 미비한데 선거법만 직권상정하는 것은 국회의원 밥그릇에만 관심이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정 의장이) 굳이 선거법을 처리하겠다면 국민이 원하는 법을 먼저 통과시켜 주시고, 이후에 선거법을 처리하는 순서로 하는 게 낫겠다고 했다”며 “그게 힘들다면 선거법과 민생법안을 동시에 처리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씀드렸다”고도 했다. 이들 법안이 올해 안에 반드시 처리돼야 한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현 수석은 이런 청와대 입장을 전달하고 여야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정 의장의 중재 노력도 간곡히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박 대통령이 국회를 대놓고 무시하니 이젠 청와대의 수족까지 요건도 되지 않는 직권상정을 요구했다”며 “국회뿐 아니라 국민과 헌법가치를 무시한 행태”라고 말했다.
남혁상 최승욱 기자 hsnam@kmib.co.kr
朴의 초강수 “선거법보다 노동·경제·테러방지법 먼저 직권상정 해달라”…입법수장에 직접 촉구
입력 2015-12-15 2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