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음서제 논란에 입시 수술대… 로스쿨 입학 ‘면접평가’ 손본다

입력 2015-12-16 04:01

‘현대판 음서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입시가 수술대에 오른다. 교육부는 전국 25개 로스쿨을 대상으로 16일부터 6주간 입학전형 실태조사를 벌인 뒤 개선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실제 ‘금수저(고위층·부유층 자녀) 특혜’가 있었는지, 로스쿨 입시가 어떻게 바뀔지 주목된다. 크게 3가지 개선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입학전형 뜯어보니=로스쿨 입학전형은 곳곳에 불공정 시비를 불러일으킬 요소가 적지 않다. 로스쿨은 1단계 선발에서 3∼7배수를 뽑고 있다. 통상 경쟁률이 3대 1 수준이어서 당락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기 어렵다. 본 평가인 2단계는 평가자의 주관이 개입하는 정성적 요소가 강하게 작용한다. 1·2단계로 구분해 체계적으로 응시자를 걸러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교육부는 제도를 악용하기로 마음만 먹으면 ‘짬짬이 입시’로 변질될 수 있는 구조라고 보고 있다.

예컨대 입학정원이 150명으로 가장 많은 서울대 로스쿨의 심층선발 전형을 보면, 1단계에서 3배수를 뽑는다. 1단계 300점 만점 중 ‘정성평가’가 120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2단계에선 1단계 성적 300점과 면접·구술고사 200점을 합산해 뽑는다. 면접관이 사실상 당락을 좌우하는 구조다.

정성적 요소로 선발하는 건 미국식 로스쿨 제도를 본뜬 것이다. 점수만으로 학생을 평가하긴 어렵고 교육 전문가들이 학생의 자질과 잠재력을 평가해 뽑는 게 적합하다는 생각이 담겨 있다. 하지만 입시 불신이 팽배한 우리나라에 미국식 요소를 도입한 건 ‘시기상조’였다는 지적도 있다.

◇면접평가 어떻게 바뀔까=교육계와 법조계에선 면접 비중을 낮추거나 아예 폐지해 일단 불신을 해소하자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일본식 로스쿨처럼 평가자의 주관을 배제하고 객관적인 수치로만 선발하자는 쪽도 있다. 면접을 어떻게 반영할지는 3가지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먼저 면접을 ‘합격·불합격’ 판정 도구로만 활용하는 방안이다. 객관적 점수로 비교할 수 있는 LEET, 학점, 어학 등으로만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다. 로스쿨 교수들이 면접관으로 참여해 지원자의 법조인으로서의 자질과 잠재력 등을 평가하고 부적격자만 걸러내도록 한다. 사법시험에 준하는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점수로 학생을 줄 세우게 되므로 ‘법조인 양성’이란 로스쿨 도입 취지와는 거리가 있다.

두 번째는 LEET 등 객관적인 점수로 120∼150% 범위에서 1차 선발을 한다. 이후 2차 평가에서 정성적 요소를 가미해 합격자를 확정하는 방식이다. 세 번째로는 면접 비율을 10% 이내로 최소화하는 방안이다. 두 방안 모두 대학의 선발권과 어느 정도 절충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근소한 차이로 당락이 갈리는 로스쿨 입시의 특성상 불공정 논란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