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없는 농구가 가능해졌다.” 인천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이 리카르도 포웰(32·196㎝·사진) 복귀 효과를 설명하는 데는 이 한 마디로 충분했다.
전자랜드는 지난 11일 허버트 힐을 내주는 조건으로 전주 KCC로부터 포웰을 데려왔다. 목적은 분명했다. 지난 세 시즌을 비롯해 전자랜드에서만 총 네 번의 시즌을 보낸 포웰을 데려옴으로써 공격력 증강과 분위기 쇄신을 꾀했다.
아직 2경기 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결과는 성공적이다. 포웰 복귀 후 전자랜드는 2연승을 거뒀다. 평균 득점도 74점에서 84.5점으로 올랐고 경기당 팀 어시스트도 13.9개에서 18.5개로 늘었다. 실책은 11.5개에서 5.5개로 줄며 전혀 다른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3점슛은 평균 13.5개를 성공시켜 이전 5.7개의 두 배가 넘는다. 성공률도 50%(53개 중 27개 성공)가 넘었다. 그만큼 포웰과 국내 선수들과의 호흡이 유기적으로 잘 맞아떨어졌다는 얘기다. 유 감독은 “포웰이 오면서 국내 선수들이 ‘움직이면 기회가 온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볼이 자신에게 없을 때도 쉼 없이 움직이면서 공간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말했다.
유 감독은 상승세에도 낙관적 전망은 자제했다. 사실 유 감독이 포웰을 영입한 데는 하나를 잃고 하나를 얻겠다는 마음이 강했다. 포웰의 해결사 역할을 기대하면서도 인사이드 수비와 리바운드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내다봤다. 포웰은 폭발적인 득점력을 갖췄지만 자신보다 신장이 큰 빅맨들을 상대로 골밑에서는 고전할 수밖에 없다. 전자랜드가 포웰 대신 포스트업에 능한 안드레 스미스를 우선 지명했던 이유다.
다행히 ‘언더사이즈 빅맨’ 자멜 콘리(29·192㎝)가 수비나 높이의 공백을 잘 메우고 있다. 유 감독은 “콘리가 키는 작지만 하승진을 상대로도 높이 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힘과 탄력을 갖고 있다. 콘리가 있었기 때문에 포웰을 거리낌 없이 데려올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현실적으로 지금 우리의 목표는 6강 플레이오프다. 현재 6위와 4.5게임차지만 점점 나아지는 경기력을 보인다면 기적도 가능하리라 본다”고 밝혔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팀 득점·어시스트 늘고 실책은 감소… 돌아온 포웰, 전자랜드 복덩이
입력 2015-12-15 19: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