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에서 가장 오랫동안 사랑받은 만화 ‘피너츠(peanuts)’가 65년 만에 3D 영화(사진)로 만들어졌다. 오는 24일 개봉되는 ‘스누피: 더 피너츠 무비’는 1950년 10월 2일 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한 9개 신문에 첫선을 보였던 ‘피너츠’를 원작으로 한 3D 애니메이션 영화다.
만화 ‘피너츠’는 원작자인 찰슈 M 슐츠의 별세 다음날인 2000년 2월 13일까지 모두 1만7897편이 연재됐다.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연재된 만화로 기네스북에 등재돼 있다. 만화는 75개국 2600여개 신문에서 21가지 언어로 번역돼 매일 3억5500만명이 읽었다.
강아지 스누피는 첫 연재 당시 네 발의 애완견이었지만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두 발로 걸어 다니는 캐릭터로 변했다. TV 애니메이션과 뮤지컬로도 만들어졌고 1969년 아폴로 10호 달 착륙선과 지령선에 각각 ‘스누피’ ‘찰리 브라운’이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로 영향력을 미쳤다.
극장용 3D 애니메이션은 처음이다. 영화는 찰리 브라운의 첫사랑과 스누피의 우정을 다루었다. 세대를 뛰어넘는 공감을 전하기 위해 원작에서 가장 인기 높았던 장편 시리즈 ‘빨간 머리 소녀’를 이야기 전개의 중심축으로 끌어왔다.
수줍음 많고 내성적인 소년 브라운은 빨간 머리 소녀가 전학 오던 날 그녀에게 첫눈에 반한다. 그러나 찰리는 고백할 기회를 번번이 놓치고 만다. 실패를 거듭하는 그를 토닥이며 용기를 건네는 존재는 사람이 아닌 애완견 스누피다.
무엇이든 될 수 있고 어디든 갈 수 있는 무한한 상상력을 지닌 스누피의 모습과 행동은 엉뚱하면서도 사랑스럽다. 사랑과 우정의 메시지를 전하는 영화는 브라운의 용기 있는 행동으로 또 다른 교훈을 준다.
영화는 원작의 감수성과 분위기를 십분 살렸다. 캐릭터들의 개성을 그대로 가져오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넣었다. 스티브 마티노 감독은 “영화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원작의 느낌과 개성을 훼손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어른에게는 달콤한 추억을, 어린이들에게는 따스한 동심을 심어줄 수 있는 영화다. 전체관람가. 93분.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
피너츠, 3D 영화로 변신… 역사상 가장 오래 연재된 만화 65년 만에 첫 3D 애니로 제작
입력 2015-12-15 18: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