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부진·디젤 게이트 ‘아차차’… 제네시스 ‘으랏차차’

입력 2015-12-16 04:00
폭스바겐 사태 자동차 업계 강타
친환경·자율주행 기술 급피치
BMW 주행중 화재 떠들썩
현대차 EQ900 회심의 승부수
내수 찔끔 늘어… 수출은 후진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은 국산차와 수입차 모두 양적으로 성장했다. 현대·기아차는 1996년(128만대) 이후 19년 만에 내수 120만대 판매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수입차도 지난해보다 20% 가까이 늘어난 23만5000대 판매가 예상된다. 국내 자동차 내수 시장은 180만대를 넘어 역대 최대 판매량을 기록할 전망이다. 양적 성장 이면으로 폭스바겐의 디젤 게이트가 터졌고, 세계 경제 불황으로 자동차 수출도 둔화되는 양상이다.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을 주요 키워드로 정리했다.

◇디젤 게이트=미국에서 시작된 폭스바겐그룹의 자동차 배출가스 장치 조작사건은 자동차업계를 뒤흔들었다. 독일 자동차업체들의 ‘클린 디젤’ 차량에 대한 의심으로까지 확대됐다. 우리나라 환경부도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장치 조작을 확인하고 12만5000여대에 대한 리콜을 결정했다. 배출가스 조작사건은 현재진행형이다. 미국과 한국 등에서 폭스바겐을 상대로 한 대규모 소송이 벌어지고 있고, 폭스바겐그룹의 실제 리콜과 보상은 내년에야 이뤄질 예정이다.

◇친환경차·자율주행차=올해 현대·기아차와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자동차 판매는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우고 있다. 최근 출시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들은 약점으로 지적됐던 주행 성능까지 대폭 향상됐다. 친환경차의 역주는 내년에도 계속된다. 하이브리드 전용차를 선보일 현대·기아차 뿐만 아니라 한국지엠도 전기차 볼트 출시를 예고했고, BMW도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량들을 잇달아 내놓는다. 자율주행차 관련 기술도 올해 자동차업계의 주요 이슈였다. 제네시스 EQ900에는 자율주행 초기기술인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HDA)’이 탑재됐다. 삼성전자는 최근 자동차 전기·전자·IT 관련 장비를 개발하는 전장부품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수입차의 명암=수입차 시장은 올해 20%에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지만 잠재됐던 문제들도 하나둘씩 불거지기 시작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골프채 사건’으로 곤욕을 치렀고, BMW는 주행 중 화재 사건으로 공식 사과까지 했다. 아우디와 폭스바겐도 디젤 게이트로 상처를 입었다. 제도적으로도 보험료 인상, 고가 자동차 관련 세재 개편 등 수입차에 대한 견제가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제네시스의 도전=현대차그룹은 10년의 준비 끝에 지난달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를 출범시켰고, 첫 작품으로 초대형 고급세단 EQ900을 내놓았다. 2020년까지 6개 라인업을 구축하고 고급차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일본 도요타가 고급 브랜드 렉서스를 안착시키는데 10년 이상이 걸렸던 것처럼 현대차그룹의 도전도 이제 시작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수출 둔화=전 세계적인 경제 불황으로 국내업체들의 자동차 수출도 둔화됐다. 2012년 317만대로 정점을 찍었던 국내 자동차 수출은 이후 조금씩 줄어들어 올해는 300만대를 겨우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5일 “자동차 부품 수출을 포함해 국내 생산된 수출 물량이 줄어드는 추세”라며 “개별소비세 인하효과로 내수가 조금 늘었지만 이는 내년 수요를 끌어다 쓴 것이어서 내년 자동차 시장 전망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