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특조위 청문회… ‘파란바지 의인’ 격분 자해 기도

입력 2015-12-14 19:24 수정 2015-12-14 23:39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1차 청문회가 14일 서울 중구 YWCA 대강당에서 열렸다.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앞줄 오른쪽 두 번째) 등이 증인석에 앉아 있다.증인석 뒤편은 방청석에 앉은 유가족들이다.구성찬 기자

“솔직히 너무한 것 아닙니까. 억울합니다.”

‘파란 바지의 의인’ 김동수(50)씨가 손을 들고 일어섰다. 14일 서울 중구 YWCA 대강당에서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마련한 진상규명 청문회 첫날 일정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였다. 화물차 기사였던 그는 당시 소방호스로 학생 20여명을 구했었다.

김씨가 일어섰을 즈음 김진 특조위원이 세월호 선원과 해경이 공모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었다. 자료 영상 속에서 목포해경 123정 승조원 박상욱씨는 세월호 조타수를 구한 뒤 잠시 배에 머물렀다가 바다에 뛰어들었다. 김 위원은 “왜 조타수와 함께 123정에 옮겨 타지 않고 바다에 떨어졌냐”고 질문했고 박씨가 “조류에 밀린 것 같다”고 답했다. 유가족들이 “위증이다”고 소리치는 순간 김씨가 자리를 박찼다.

그는 흉기를 꺼낸 뒤 웃옷을 걷고 상반신을 자해했다. 놀란 특조위 직원과 방청객이 흉기를 빼앗고, 밖으로 옮겼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김씨의 아내는 충격으로 쓰러졌다. 인근 병원으로 이송된 김씨는 큰 부상을 입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청문회는 특조위원 17명 중 이헌 부위원장 등 여당 추천 위원 5명이 불참한 ‘반쪽’으로 시작했다. 이들은 ‘대통령의 7시간 행적’ 조사에 반대해 사퇴했다. 이주영 전 해양수산부 장관 등 핵심 증인도 출석하지 않았다. 특조위는 앞서 이 전 장관 등 정부 관계자 31명에게 증인으로, 민간 잠수사 등 6명에게 참고인으로 출석하라는 요구서를 보냈다.

청문회 내내 기존 감사원과 검찰 조사, 재판 등에서 나온 이야기가 반복되고 증인들의 무성의한 답변이 이어지자 유가족들은 “이런 식으로는 무엇도 밝혀낼 수 없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특조위는 15일 해양사고 대응 적정성 여부, 16일 참사현장에서 피해자 지원조치의 문제점을 주제로 청문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