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세도 남녀 차이… 女 피로감, 男 성욕 감퇴

입력 2015-12-14 21:14

우울증 환자의 증상이 남녀 성별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피로감을 2.8배, 잠을 많이 자는 증상을 2.5배 더 호소했다. 자살 시도 위험도 남성보다 2.3배 높았다. 반면 남성은 성욕 감퇴 증상이 여성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인하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김지현 교수팀은 경북대 의대 등 5개 대학병원과 공동 수행한 우울증 연구 결과를 대학의학회지(JKMS) 최신호에 발표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는 2001·2006·2011년 시행된 전국정신질환실태역학조사에 참여한 1만8807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연구 참여 시점부터 1년 안에 우울증 진단을 받은 사람은 507명으로 여성 3.3%(397명), 남성 1.5%(110명)였다. 연구팀은 조사 대상자의 나이, 배우자 유무, 고용 상태 등 사회·경제적 변수를 보정한 뒤 남녀의 증상 차이를 분석했다.

여성 우울증 환자는 피로감, 과다수면, 자살 시도 외에 ‘생각과 행동이 느려지는 심한 정신운동지체’를 겪을 위험이 남성보다 1.7배 높았다. 남성 우울증 환자가 여성과 차이를 보이는 유일한 증상은 성욕이 줄어드는 것으로 여성보다 1.9배 높았다.

통상 피로감과 과다수면은 식욕 증가와 함께 ‘비전형 우울증’ 증상에 해당한다. 이번 연구로 여성이 남성보다 비전형 우울증을 겪을 위험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지현 교수는 “남녀 간 생물학적 메커니즘의 차이가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최근 성별에 따라 뇌 에너지 대사의 차이나 여성호르몬이 신경내분비 기능 이상에 관련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