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鐵)의 여인’ 마거릿 대처(1925∼2013) 전 영국 총리의 쌍둥이 자녀들이 어머니의 유품을 경매에 내놓는 문제를 두고 불화를 겪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불화가 시작된 것은 대처 전 총리의 딸인 캐럴(62)이 2013년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유품 400여점을 지난달 경매에 내놓기로 하면서부터다. 경매사 크리스티는 이 유품들이 모두 합쳐 약 100만 파운드(약 18억원)의 가치를 지닐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캐럴과 달리 어머니의 유품을 간직해야 한다는 입장인 아들 마크는 “경매는 캐럴이 독단으로 추진한 것”이라며 격분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매와 가까운 지인은 언론에 “그 경매로 이득을 보는 것은 가족이 아니라 캐럴뿐”이라며 남매가 한 방에 함께 있기 어려울 정도로 사이가 틀어졌다고 증언했다. 인디펜던트도 경매로 인한 돈벼락이 오히려 대처 일가를 풍비박산 낼 것이라고 진단했다.
15일 런던에서 열리는 경매에는 대처 전 총리가 1951년 남편 데니스 경(1915∼2003)과의 결혼식 당시 입었던 파란색 웨딩드레스를 비롯해 그녀가 총리 재임 당시 사용했던 빨간색 서류가방 등 유품 183가지가 출품된다. 나머지 233개 유품은 16일부터 온라인으로 판매된다.
이들 유품 중에는 남편 데니스 경까지 포함한 부부에 대한 선물 등 개인유품으로만 보기 어려운 물품도 있으며, 총리 재임기간 중 정부 공식문서나 총리로서의 개인 메모 등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들 기록물을 경매가 아니라 대처 전 총리의 기록물을 보관하는 케임브리지대학의 처칠 칼리지로 보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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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화제] 유산다툼 벌이는 ‘철의 여인’ 자녀들
입력 2015-12-14 19:41 수정 2015-12-14 2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