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득 여성·결혼관은 낡았다”… 정진엽 복지, 박 대통령 비꼰 발언 겨냥

입력 2015-12-14 21:21
14일 오전 10시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이 정부세종청사 복지부 기자실로 들어섰다. 예정에 없던 방문이었다. 정 장관은 “노동개혁으로 일자리를 창출해 젊은 사람이 결혼하고 출산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자는 게 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의 취지”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작심한 듯 “섭섭하게도 정치권에서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말씀을 하셔서 저출산에 대한 기본 취지를 왜곡했다”며 “여성이나 결혼관에 대해 낡은 철학을 갖고 계셔서 기본 취지에 어긋나는 말씀을 하셨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장관이 정면으로 겨냥한 대상은 새정치민주연합 이용득 최고위원이었다. 그는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의 저출산 대책을 비판하며 “결혼 안 해보고, 출산 안 해보고, 애 안 키워보고, 이력서 한 번 안 써보고, 자기가 노동을 통해 번 돈으로 가정을 한 번 꾸려보지 못한 사람”이라고 박근혜 대통령을 비꼬았다.

이에 ‘발끈한’ 복지부는 참고자료까지 배포해 야당의 비판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최고위원 발언을 “(저출산 문제를) 정치적 논쟁거리로 희화화했다”고 지적하며 “야당의 저출산 대책에 대한 인식을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발언에도 유감을 표했다. 복지부는 “(문 대표의) 유령위원회 발언은 수많은 전문가와 국민의 의견을 수렴해 온 위원회 활동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며 “힘을 모아 극복해야 할 저출산 문제가 정치적 논쟁거리로 전락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문 대표는 이 최고위원이 문제의 발언을 한 날에 “새누리당 정권 8년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유령위원회로 전락했다”고 말했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