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감 ‘교회학교 살리기 전도상’ 받은 현태석 장로 “나를 통해 예수님 만난 어린이 70명 넘어요”

입력 2015-12-14 18:34 수정 2015-12-14 20:40
현태석 장로가 14일 서울 종로구 기독교대한감리회 본부에서 열린 ‘제2회 교회학교 살리기 전도상’ 시상식에서 감독회장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전하고 있다. 전호광 인턴기자

현태석(74·서울 영등포구 대림교회) 장로는 매일 오후 4시30분이면 서울 신대방동 자택 인근에 있는 보라매공원으로 향한다. 그는 공원을 산책하다가 아이들이 보이면 한달음에 달려가 인사를 건넨 뒤 이렇게 묻는다. “교회 다니니? 대림교회로 와라. 예수님 믿으면 세상이 다르게 보일 거야.”

현 장로가 공원을 산책하는 시간은 1시간30분 정도. 특별할 것 없는 전도법이지만 그가 이런 방식으로 2005년부터 10년간 전도한 학생은 70명이 넘는다. 어른까지 합하면 100명에 달한다. 평일마다 벌인 현 장로의 끈질긴 전도 노력이 작은 기적을 만들고 있는 셈이다.

현 장로는 14일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교육국 주최로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기감 본부에서 열린 ‘제2회 교회학교 살리기 전도상’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감독회장상을 받았다. 시상식 현장에서 만난 현 장로는 “전도는 주님의 명령”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10년 전 손녀(17)의 친구들을 전도한 게 시작이었어요. 제가 원래 아이들을 좋아하거든요. 지금도 공원에서 아이들을 만나면 편의점에 데려가 아이스크림이나 과자를 사줄 때도 많습니다. 저를 통해 아이들이 교회에 나오게 되고 예수님을 만나는 모습을 볼 때면 큰 보람을 느낍니다.”

현 장로는 제주 출신으로 서울 대방동 공군본부에서 군인으로 복무하다가 1995년 소령으로 예편했다. 전역한 뒤에도 그는 손에서 일을 놓지 않았다. 비행장 활주로에 조명등을 제작·설치하는 업체에 입사했고 지금도 이 회사에서 부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현 장로는 “큰상을 받게 돼 기쁘다”면서도 “내가 이런 상을 받아도 될지 모르겠다”며 겸연쩍어했다. 이어 “더 열심히 하라는 격려의 의미로 받아들이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공원에 인적이 뜸해지는 비 오는 날을 제외하곤 거의 매일 공원에 갑니다. 주님이 부르시는 날까지, 거동이 불가능해지는 날까지 전도를 쉬지 않을 겁니다. 앞으로 10년은 더 할 자신이 있습니다(웃음).”

시상식에서는 현 장로를 포함해 교회학교 살리기에 앞장서고 있는 감리교회 성도나 목회자 23명이 상을 받았다. 교회학교살리기운동본부 대표인 김영민 목사는 “교회학교를 살리는 일은 감리교회와 한국교회를 살리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교회학교가 무너지면서 한국교회의 미래에 빨간불이 켜졌다”며 “모든 교회가 교회학교 사역에 최선을 다할 때 밝은 미래를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감 교육국은 내년을 ‘10만 어린이 청소년 전도의 해’로 정하고 교회학교 살리기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교육국 관계자는 “최근 10년간 감리교회 교회학교 학생이 27만여명에서 17만여명으로 급감했다”며 “내년에 전국 감리교회 약 6000곳에서 20명씩, 총 10만명 넘는 학생을 전도하는 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