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육사 선생 대구 남산동 집 복원 추진… 재건축 사업 부지에 포함

입력 2015-12-14 20:03

대구시는 민족저항시인 이육사(본명 이원록·1904∼1944) 선생이 젊은 시절 거주했던 대구 중구 남산동 집(사진)을 복원하는 사업을 추진한다고 14일 밝혔다.

이육사 선생은 16세 때인 1920년 대구에 정착해 1937년까지 18년간 중구 남산동(당시 대구부 남산정 662의 35)에서 거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 안동에서 태어났지만 40여년 생애 절반가량을 대구에서 보낸 것이다.

하지만 이 집은 중구 남산동 일대가 재건축 사업 부지에 포함되면서 철거 대상이 됐다. 이 지역 주택조합설립위원회는 2018년 완공을 목표로 이 일대에 지하 2층·지상 35층, 768가구 규모의 아파트 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구시는 이육사 선생의 남산동 집을 이전해 보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재 집은 무허가 건물로 수차례 개·보수를 거친 탓에 옛 모습이 거의 남아있지 않을 것으로 대구시는 보고 있다. 대구시는 내년부터 과거 자료 사진, 주민 증언 등 고증을 통해 이육사 선생이 살던 당시 집의 모습을 복원할 계획이다.

이육사 선생 남산동 집 이전·복원 대상지는 새 아파트 부지 내, 남산100년 향수길 등이 거론되고 있다. 향수길로 결정될 경우 중구의 근대골목 투어 5코스와 연계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이전·복원 뒤 남산동 집을 기념관으로 조성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이육사 선생은 안동 출신이지만 대구에서도 많은 시간을 보내 지역 대표 인물로 볼 수 있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대구에서 이육사 선생을 기억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