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의 홍정호(26)가 ‘골 넣는 수비수’로 변신하고 있다. 두 경기 연속 골 맛을 봤다. 홍정호가 골을 넣을 때마다 아우크스부르크는 승전가를 부른다. 그야말로 아우크스부르크의 ‘럭키보이’다.
홍정호는 14일(한국시간) 독일 SGL 아레나에서 끝난 2015-2016 분데스리가 16라운드 샬케와의 홈경기에서 전반 34분 선제골을 넣었다. 2013년 9월 분데스리가 진출 이후 처음 터뜨린 리그 골이다. 또 지난 11일 2015-2016 유로파리그 L조 조별리그 파르티잔(세르비아)전에 이은 두 경기 연속 골이다. 홍정호는 이 경기에서 헤딩슛으로 시즌 첫 골이자 유럽무대 데뷔골을 넣어 팀의 3대 1 승리를 이끌었다. 덕분에 아우크스부르크는 32강 진출에 성공했다.
아우크스부르크는 홍정호의 리그 데뷔골과 카이우비의 결승골에 힘입어 샬케를 2대 1로 꺾었다. 최근 리그 4경기에서 3승1무를 거둔 아우크스부르크는 4승4무8패(승점 16)를 기록하며 16위에서 13위로 올라섰다.
마르쿠스 바인지를 아우크스부르크 감독은 홍정호를 선발 출전시키며 리그 8위 샬케의 공세에 맞섰다. 0-0으로 팽팽하던 전반 34분 아우크스부르크는 상대 오른쪽 진영에서 코너킥을 얻어냈다. 코너킥이 수비수에 걸려 흘러나오자 도미니크 코어가 페널티지역 밖에서 오른발 인사이드 슈팅을 날렸다. 홍정호는 낮게 깔려 날아가는 볼을 왼발로 살짝 방향을 바꿔 샬케의 골문 왼쪽을 뚫었다.
고2 때까지 공격수로 뛰었던 홍정호는 골 욕심이 많은 편이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어김없이 공격에 적극 가담하고, 위협적인 움직임이 나올 수 있는 자리를 선점한다. 두 경기 연속 골은 이런 공격본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동안 홍정호는 부상으로 자주 발목을 잡혔다. 2014년 말부터 지난 3월까지 발등뼈 부종으로 결장했다. 주전으로 자리를 잡아 가던 때여서 더 안타까웠다. 홍정호는 실망하지 않고 선발 출전 기회를 기다리며 90분 동안 뛸 수 있는 몸을 만들었다. 체구가 좋은 유럽 선수들에게 밀리지 않는 근성도 키웠다.
홍정호는 기본적으로 볼을 잘 다룬다. 경기 조율 능력이 뛰어나고 수비에서 중원이나 전방으로 연결하는 패스의 질이 좋다. 이런 자질을 잘 알고 있는 바인지를 감독은 지난 시즌 말부터 중용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1일 분데스리가 11라운드 마인츠와의 홈경기에서 왼쪽 발목을 다친 홍정호는 약 40일의 재활을 거친 뒤 화려하게 복귀했다. 다양한 득점 루트가 필요한 ‘슈틸리케호’에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홍정호, 유럽무대 2경기 연속 골 맛… 유로파리그 이어 분데스리가 데뷔골
입력 2015-12-14 20: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