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 ‘관제 마비’… 기계 결함·직원 실수 원인

입력 2015-12-13 21:17 수정 2015-12-14 00:26
12일 저녁 제주공항 관제시설의 모든 통신장비가 일시에 이상을 일으켜 제주공항의 항공기 이착륙이 한때 중단돼 제주공항을 이용하려던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관제시설의 통신장비 장애로 이착륙이 중단된 것은 제주공항 개항 후 처음이다.

13일 제주지방항공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50분부터 제주공항 관제탑과 접근관제소의 모든 통신장비 교신에 이상이 발생했다. 예비 통신장비를 포함해 관제탑 4대, 접근관제소 6대 등 10대의 통신장비가 작동을 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관제탑에서는 주파수를 전혀 잡을 수 없는 주파수 송수신 불능 상태에까지 빠졌다.

제주공항은 주통신기가 먹통이 된 지 50여분 만인 오후 7시41분부터 통신장비가 정상화된 오후 8시7분까지 20여분간 불빛(라이트건)을 이용해 관제를 했다.

이에 따라 제주공항 출·도착 항공기 77편이 무더기 지연 운항됐다. 관제 통신장비가 정상화된 이후에도 앞선 항공편 스케줄이 지연되면서 마지막 편이 대구공항으로 출발한 오후 11시20분까지 지연운항 사태가 이어졌다.

관제시설 통신장비가 일시에 이상이 발생한 것은 관제탑과 접근관제소 등 10대의 통신장비와 항공기 간 신호를 주고받는 체계에 고장이 발생했기 때문으로 추정됐다. 또 예비 통신장비마저 즉각 가동되지 못한 것은 공항 근무자가 해당 업무를 제대로 몰랐던 탓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통신장비는 2004년 도입됐으며 사용 연한은 14년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한국공항공사와 합동으로 통신장비 교신 불능에 대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장 근무자의 업무 미숙으로 예비 장비로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토부와 한국공항공사는 전국 모든 공항의 관제 통신장비도 조사 점검, 통신 이상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개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